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요즘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과의 ‘쇠고기 3각 공조’ 때문에 고민이 많다. “정통 원조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이 민주당 민노당과 함께 할 수 있느냐”는 보수 진영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다. “당 정체성이 퇴색하고 보수 대안 세력으로서의 공간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이 총재는 영어 원문 협상문을 구해 꼼꼼히 읽고 공부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이 총재는 ‘정부가 최소한의 국민 주권을 포기한 협상’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재협상을 강하게 주장해 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시장주의ㆍ개방주의자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론자이면서도 “국가가 이런 식으로 하면 쇠고기 재협상과 FTA를 연계할 수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쇠고기 문제에 대해 강경하다.
이 총재 측은 “야당들과 필요에 따라 공조를 할 뿐이며, 민주당이 주장한 대통령 탄핵이나 쇠고기 특별법에 반대하는 등 재협상을 이끌어내는 방법 면에서도 다르다”고 강조한다. ‘소신에 따른 공조’이지 ‘얄팍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당내에서 “특별법 반대 입장을 너무 일찍 밝히지 말고 지켜 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을 때 이 총재는 “알지도 못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하지만 13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우리가 좌파인지, 우파인지 확실히 하고 정책을 맞추어 나가야 한다”(이영애 최고위원)는 내부 지적이 나올 정도로 이 총재의 행보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 측근은 “이 총재는 ‘서두르거나 일일이 해명할 필요 없다. 다음 행보를 보면 오해였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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