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15일 동부건설 자사주와 동부월드 주식을 저가에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김준기(63) 동부그룹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전부 유죄취지로 재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회장은 2000년 12월 동부건설 자사주의 35%에 해당하는 763만주를 매도한 뒤 본인이 저가에 매입해 동부건설에 손실을 끼치고, 2003년 6월에는 골프장업체인 동부월드 주식 101만주를 계열사 등과 함께 주당 1원의 저가에 매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대해 1ㆍ2심은 동부월드 주식거래는 적정가치를 무시한 현저히 낮은 가격이라며 유죄를 선고했지만 동부건설 자사주 거래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의 행위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매각 조건이 피고인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며 공평한 절차에 의한 거래라고 보기 힘들다”며 “피고인이 자사주 매매대금의 상당 부분을 배당금으로 충당한 점 등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각은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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