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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변신' '보이첵'위해 한국 온 아이슬란드 천재 연출가 가다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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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변신' '보이첵'위해 한국 온 아이슬란드 천재 연출가 가다르손

입력
2008.05.1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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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때부터 12년간 체조 선수로 활동하던 아이슬란드의 젊은이는 진로를 고민하던 중 예술 아카데미에 진학한다. 졸업 후 친구들과 극단 베스트루포트를 만들고 창단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2002)을 비롯해 <보이첵> (2005) <변신> (2006) 등을 연출한 그에게 아이슬란드 뿐 아니라 공연예술 강국 영국도 열광하고 마침내 머나먼 아시아에서까지 작품을 소개할 기회를 갖는다.

연극계 데뷔 10년도 채 안 돼 천재 연출가로 불리는 기슬리 외른 가다르손(35)이 최신작 <변신> (16~18일 LG아트센터)과 <보이첵> (24~25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을 들고 내한했다. 그는 “한국 공연은 예기치 못한 일이어서 무척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2년 <로미오와 줄리엣> 아이슬란드 초연 때 홍보차 출연한 TV프로그램에서 한 점술가가 아시아에서 많은 일을 하게 될 거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요. 그 때는 코웃음을 쳤는데 이제 보니 그 점술가의 말대로 됐네요.”

5월 중 한국에서 공연되는 배우 겸 연출가 가다르손의 작품은 엄밀히 세 편이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라이선스 뮤지컬 <러브> 의 원작자이기도 한 그는 카프카 원작의 <변신> 에서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를 맡아 연기력도 함께 뽐낼 예정이다. 홍콩 호주 아일랜드 뉴욕 공연이 줄줄이 계획돼 있지만 의외로 무덤덤했다.

“옳다고 믿는 제 신념을 따를 뿐이지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공연을 만드는 건 아닙니다. 제 공연을 좋아해주는 분들께 감사하지만 관객의 반응에 크게 휘둘리지는 않아요.”

6m 높이의 뒤틀린 세트에서 오직 팔다리에 의존해 무대 곳곳을 오가는 <변신> 의 아이디어도 “내가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든다”는 철학에서 나왔다. “배우로서 분명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변신> 을 무대화하고 싶었어요. 한 가족의 비밀이 사회의 억압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상징성도 마음에 들었고요.”

<로미오와 줄리엣> <보이첵> <변신> 에 이어 차기작 <파우스트> 까지 고전의 재해석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검증된 고전은 연출가에게 표현의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굳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극작에도 직접 참여한 뮤지컬 <러브> 의 예를 들어 “명확한 콘셉트를 살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첵> 무대 전면에 7톤의 물이 들어가는 수조를 설치한 것도 마찬가지. 그는 파격성의 원천에 대해 “연극이 지루하기 때문”이라며 “지루하고 비슷비슷한 연극 대신 생동감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조 선수 경력 덕분에 생각을 신체 표현으로 옮기는 법을 잘 안다”는 그의 작품의 혁신성은 주로 강도 높은 신체의 움직임에서 비롯된다. 극단의 다른 배우들은 6개월 이상의 신체 훈련을 마친 후에 무대에 오르고도 부상을 입는 불상사를 당하기도 하지만 배우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이기에 다들 기쁜 마음으로 공연에 임한다고 했다.

배우로서 다음 도전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으로 이름을 알린 제이크 질렌할과 함께 출연하는 디즈니 신작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모래시계> 다. 대중적인 명성을 얻을 기회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연극이 먼저다. “연극은 나를 규정하고 내가 살아 있는 이유입니다. 영화는 항상 두 번째일 뿐이죠.” <변신> 의 공연 문의는 (02)2005-0114, <보이첵> 은 (031)828-5892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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