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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낙선의원들의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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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낙선의원들의 투혼

입력
2008.05.1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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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들은 아름다웠다. 그들의 본분이 '국민의 대표'이기에 더욱 그렇다. 통합민주당 최성, 최재천 두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두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앞으로 '금배지'를 달고 있을 날은 불과 보름 남짓이다. 임시국회가 한창이지만 국회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출석해서 대충대충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그들을 탓하긴 어려운 게 인지상정이다. 선거에서 떨어지면 여의도 쪽을 쳐다보기도 싫은 게 정치인이라지 않은가.

하지만 그들은 달랐다. 최성 의원은 14일 개최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에서 "미국에서조차 광우병위험물질(SRM)로 분류된 부위를 우리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 운운하며 수입하기로 했다"고 폭로했다. 한미 협정문과 미 식품의약국(FDA)의 규정을 꼼꼼하게 파고든 결과다. 재협상의 필요성을 '주장'이 아니라 '근거'로써 제기한 것이다.

율사 출신인 최재천 의원은 한미FTA 협정문의 세부 내용을 치밀하게 점검한 유일한 의원이었다. 법률에 준하는 한미FTA에 헌법 개정이 전제된 내용이 담겨 있고, 이대로 비준될 경우 우리의 법 체계와 충돌되는 내용이 많아 경제ㆍ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것임을 세세히 설명했다. 그의 논리정연한 추궁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의 한마디도 못했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국회의원의 당연한 의무라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낙선의원들에게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두 의원의 투혼은 더욱 돋보였다. 6월이면 그들은 국회를 떠나지만, 문득 그 떠남의 기간이 아주 길지는 않으리란 생각이 든다.

양정대 정치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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