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12일 안가에서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어떤 논의를 했는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지리산 칩거를 마친 뒤 10일 귀경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이 의원이 인사차 들러 이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특별한 정치 현안을 논의한 것은 아니고 문안 차원의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을 단순한 만남이라고 볼 사람은 없다. 친박 복당 문제나 당 지도부 구성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이날 12일이 아닌 ‘11일 회동설’이 나오자 보도자료를 내고 “이 의원은 11일 지역구 내 사찰을 순방하느라 관내를 떠날 시간이 없었다”며 회동 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이 미국 연수를 7월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고 당 지도부 구성 등에 역할을 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 기자들에게 “6월 1일부터는 낙선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구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해석을 가능케 했다.
이 의원이 “미국은 간다”고 하면서도 시기를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그가 주말께 측근들과 모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심상치 않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론’에 맞서 ‘안상수 대표-정의화 원내대표론’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 의원이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박희태 대표’ 카드를 선호하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 의원이 다시 한번 맞붙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물론 이 의원은 이런 관측을 일축한다. 그는 이날 친박 복당과 역할론 등에 대한 질문에 “내가 끼어들 사안이 아니다. 논어에 ‘부재기위 불모기정(不在其位 不謨其政ㆍ그 직위에 있지 않거든 그 자리의 정사를 논하지 말라)’이란 말이 있다”며 언급을 피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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