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통합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향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7월 6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에 도전하는 정세균 의원과 추미애 당선자 등은 물밑 행보에서 벗어나 여의도와 전국을 누비며 지지 확산에 나섰다. 물론 공통된 코드는 “강한 야성(野性)의 부활”이다.
정세균 의원은 일단 정중동 행보 중이다. 아직 임시국회가 끝나지 않아 공개 행사에 나서는 것은 삼가고 있다. 대신 23일 회기 전까지 당 안팎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함께 하는 강력한 수권야당 지도자’라는 콘텐츠를 채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의원은 만능 해결사였다. 열린우리당 의장과 원내대표,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내면서 당이 어려울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맡아 열린우리당 출신과 386그룹의 신망이 깊다. 손학규 박상천 대표와도 관계가 괜찮다. 대의원 투표가 결정적인 당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아직 대중성은 취약한 편이다. 정 의원 측은 이를 메울 방법으로 언론과의 차(茶)담회를 시작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강단 있는 정치인 정세균’을 조용히 부각하기 위해서다.
그는 15일 차담회에서 “앞으로 민주당에는 정책능력과 투쟁력 양자가 모두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은) 사이비 실용이자 아마추어의 전형”이라며 합리적 야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4년 만에 부활한 ‘추다르크’ 추미애 당선자는 민심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7일 대구, 12일 부산을 찾은 데 이어 15일부터 광주 전남을 방문 중이다. 그는 이날 광주에서 “(민주당은) 공격적이면서도 섬세함을 갖춘 전방위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기회가 된다면 추진력의 원천인 합리성과 설득력을 바탕으로 당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추 당선자는 일반 국민 대상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대표 1순위로 꼽힌다. 여성 판사 출신이면서 강인한 투사 이미지를 겸비했다. 또 서울에서 3번이나 당선된 정치력에 ‘대구 태생의 전라도 며느리’라는 이력 덕분에 영ㆍ호남을 아우르는 대중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그의 당내 기반은 취약하다. 4년 전 탄핵파동 당시 공천 문제로 구민주당계와 척을 졌고, 우리당 출신과도 썩 좋은 관계는 아니다. 사실상 동교동계가 거의 유일한 지지 기반이다.
그래서 그는 탄탄한 바닥 민심을 기반으로 당내 지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택해 민심 행보에 나선 것이다. 역시 당 대표에 도전하는 천정배 의원, 정대철 고문, 정균환 최고위원도 광주를 방문하는 등 당권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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