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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살과의 전쟁… 비만약 특징·부작용 모르면 '백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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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살과의 전쟁… 비만약 특징·부작용 모르면 '백패'

입력
2008.05.1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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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명 중 2명이 비만(2005년 건강보험공단 조사)일 정도로 한국인의 비만 수준은 심각하다. 국내 성인 비만 인구 증가가 매년 40만명을 넘어섰다는 연구결과도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나왔다.

이에 따라 비만치료비도 급증해 2006년 1조8,000억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나 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용까지 합하면 그 액수는 천문학적이다.

비만은 단순히 외모적인 고민을 넘어,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병과 각종 암 등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인다. 국내 성인 비만인구가 1,000만명인 시대지만 건강을 위해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의 관심 만큼 검증되지 않은 정보도 넘쳐나고 있다. 건강을 해치지 않고 비만을 관리할 수 있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주요 비만치료제의 특징과 주의점을 알아본다.

■ 운동과 식습관 조절이 우선

비만은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조절이 우선이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 감량을 하지 못하거나 건강상 이유로 체중 감량이 필요하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비만치료제를 먹고, 생활습관 개선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만치료제는 체질량 지수(BMIㆍ㎏으로 측정한 몸무게를 m로 측정한 키의 제곱으로 나눠 산출한 수치)가 25㎏/㎡ 이상이거나, 23㎏/㎡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합병증인 고협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나 수면 중 무호흡증이 동반될 때 처방된다. 예를 들어 키가 1.6m, 몸무게가 70㎏인 남자의 체질량 지수는 70/2.56 = 27.34로 비만에 속한다.

■ 지방 흡수 억제하는 제니칼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약은 비만치료제는 리덕틸(애보트)과 제니칼(로슈) 2가지다.

제니칼은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으로 지방 흡수에 관련있는 소화효소를 억제, 장 내 섭취된 지방 중 30% 정도를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지방이 대변으로 배설되는 탓에 복용 초기에는 지방변이나 가스가 차는 듯한 거북한 느낌이 있으며, 장기간 복용 시 지용성 비타민이 포함된 종합비타민을 따로 먹어야 한다. 부작용으로 방귀, 대변실금, 지방변, 대변량 증가 등이 나타난다.

■ 포만감 느끼게 하는 리덕틸

리덕틸은 포만감을 느끼는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막아 평소보다 20% 정도 적게 먹고도 배부르다는 자극이 뇌에 더 빨리 전달되도록 하며 에너지 소모도 늘리는 2중 작용을 한다.

체중 감량 후의 요요 현상을 막는 효과도 있으며, 체중 감량과 함께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포만감과 에너지 소모를 늘려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한국인에게 적합한 비만치료제로 평가되고 있다.

1997년 미 FDA 허가를 받은 이래 10여년간 2,200만여건이 처방됐다. 100건의 장기 임상 결과 당뇨병과 고지혈증, 고혈압 환자 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통, 구강 건조, 불면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덕틸의 개량 신약인 대체염제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슬리머(한미약품), 실크라민(종근당), 디아트라민(CJ제약), 엔비유(대웅제약) 등 10여종이다. 전문의들은 “이들 약의 장기 임상 결과는 아직 없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식욕 없애는 식욕억제제

뇌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신경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의 방출을 자극함으로써 식욕 자체를 줄이는 약도 있다.

펜디페트라진, 펜터민,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등이 주요 성분으로 흔히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로 불리며 체질량 지수 30 이상인 비만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허가됐다. 푸링(드림파마), 푸리민(드림파마), 아디펙스(광동제약), 휴터민(휴온스) 등 30여 가지 제품이 나와 있다.

최근 중추 자극적 중독성 유발 등 오ㆍ남용에 따른 피해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사항 대로 4주 이내 복용해야 한다. 의사 판단 하에 복용 기간을 늘릴 수 있지만 3개월 이상 먹으면 폐동맥이나 고혈압,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아니지만 우울증 약이면서 폭식에 적응증이 있는 플루옥세틴 제제로 푸로작(릴리) 등 60여 가지 약이 있다.

한편 감기약, 우울증 치료제, 간질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등이 살 빼는 약으로 둔갑해 오용되기도 하므로 처방전을 꼼꼼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체중을 단기간에 무리하게 줄이면 건강을 해치기 쉽다. 비만 관리는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며 약에만 의존하기보다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조절을 병행해야 더 효과적이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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