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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홈에버 2조3000억에 일괄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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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홈에버 2조3000억에 일괄 인수

입력
2008.05.1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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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이랜드그룹 계열 홈에버(옛 까르푸)를 인수했다. 두 회사는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홈플러스가 홈에버 전 매장을 2조3,000억원에 일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홈플러스는 기존 67개점(15일 개점하는 조치원점 포함)에 홈에버 매장 36개를 더해 103개의 점포망을 구축, 업계 1위(15일 여는 여의도점 포함 112개) 신세계 이마트와 양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테스코 이승한 사장은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대폭 줄이고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인수대금 1조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1조3,000억원은 부채 승계로 대신한다. 이 사장은 “현금 5,000억원은 유상증자로, 나머지 5,000억원은 금융권을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지난해 6조1,000억원 매출에 홈에버 매출 2조600억원을 더해 연매출 8조원대로 올라선다. 매출 10조 5,000억원 규모인 신세계 이마트와 한번 해볼만한 게임이 된 셈이다. 업계 구도도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하면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홈에버 순으로 정리됐던 4강 체제가 무너지고,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수위 경쟁을 벌인다. 롯데마트는 점포 수가 56개에 불과해 선두권에서 멀찍이 밀려나 있다.

업계에선 이랜드가 지난 2년간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 등에 쏟은 비용을 감안해도 2조3,000억원대 인수대금은 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증권 관계자는 “어떻게 그런 가격을 주고 살 수 있나 싶을 정도”라며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 가격도 고평가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며, 2년간의 금융 및 리뉴얼 비용을 고려해도 지금 가격은 좀 비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생각은 다르다. 이랜드가 약 2,000억원을 투자해 4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고, 리뉴얼을 하는 등 투자를 통해 자산가치를 높였다는 것이다.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업계의 시각은 냉정하다. 한 관계자는 “점포 숫자만 보고 이마트와 2강 체제라고 얘기하는데, 할인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숫자가 아니라 평당 매출(효율성)을 봐야 한다”며 “이마트는 콘텐츠나 평당 매출, 즉 효율성 측면에서 철저히 앞서가고 있는 업체로 양만 늘린다고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마트 관계자도 “상품력과 유통 노하우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이마트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에버 노조와의 불화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이승한 사장은 “모든 고용을 승계한다”고 했지만, 홈플러스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한 파업 등으로 영업부진을 겪었던 이랜드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 사장이 “현 노조는 허용하겠지만, 회사가 잘 해줘서 노조를 안 하겠다고 하면 말리지 않겠다”고 한데 대해 순진한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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