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50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기금 운용기구의 개편 방향이 확정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내놓은 개편 방안은 전문가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에 운용을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정부에서 독립된 민간 독립 상설위원회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기금을 운용하게 된 점이 특징이다. 연금기금의 자금운용 실무는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기금운용본부를 떼어내 설립하는 기금운용공사가 맡게 된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할 위원회가 정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독립된 조직으로 개편되는 것은 기금 운용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7명의 운용위원도 금융ㆍ투자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가로 제한한 것도 타당하다.
성패는 위원회가 정부 입김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가 사사건건 간섭해 ‘허수아비 위원회’로 만든다면 자율적 운용은 요원하다. 우선 공무원들의 낙하산 인사를 지양해야 한다. 국민연금기구 개편에 관한 용역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공무원의 경우 퇴직 후 7년 간 위원 선임을 제한할 것을 제안했지만, 보건복지가족부가 3년으로 완화했다가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아예 없앴다고 한다. 명분이야 다르지만 낙하산 인사의 길을 터 놓은 셈이다.
정부가 이런 꼼수를 부려 인사에 개입한다면 운용위의 독립성은 훼손되고, 운용이 불투명해져 기금고갈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다.
독립기구 출범을 계기로 연금기금의 투자관행도 개선돼야 한다. 국민연금 운용은 그 동안 공무원들이 좌지우지하고, 국공채 등 지나치게 안전 자산에만 투자해 수익률이 선진국들에 비해 낮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의 투자수익률은 2004년~2006년 중 연평균 6.7%에 그쳐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13.4%, 캐나다 국민연금(CPPI) 13.9%에 비해 낮았다. 기금운용위와 기금운용공사는 안전성과 수익성을 잘 조합한 투자 포트폴리오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