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대 학생들의 신입생 구타에 이은 사망 사고로 체육대의 관행적 가혹행위가 사회문제화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체대 체육학부 복싱부 선수들이 “선배들이 무차별 구타했다”며 선배들을 고소,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4일 이 대학 복싱부 A(20)선수가 서울 송파경찰서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4학년 학생 2명이 후배들의 군기를 잡는다며 기숙사 방으로 2, 3학년 학생 4명을 불러 쇠파이프로 폭행하고 2층 침대 윗부분에 다리를 올리게 한 뒤 마구 구타했다.
일부 저학년 학생들은 구타 사건을 계기로 “조교 B씨가 4학년 선수들에게 군기 잡기를 강요했으며, B씨가 있는 한 운동을 계속 할 수 없다”며 훈련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2차전에서 1위를 차지, 올림픽 출전이 유력시됐던 C(20)선수는 운동을 포기하고 학교도 그만두겠다며 귀향해 버렸다.
사태가 커지자 한 선수 학부모는 13일 대한체육회 선수보호위원회와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14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시켰다.
피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한국체대 복싱부에서 지난 수년간 선배들의 폭언ㆍ폭행이 계속돼 왔으며, 지난해 조교 B씨가 부임한 뒤 더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B씨는 부임과 동시에 욕설로 학생들을 대했고, 항상 복종할 것을 강요했다”며 “3학년 학생이 조교에게 대들었다가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고 말했다.
폭언과 구타를 참지 못한 학생 16명은 지난 달 4일 “B씨는 퇴임하고, B씨의 폭언ㆍ폭행을 사실상 방조한 D교수도 책임을 지라”며 훈련을 전면 거부했다가, 학부모들의 설득으로 지난달 말 훈련을 재개했다. 한 학부모는 “조교 B씨 밑에서 아이들을 계속 훈련시킬 순 없다”며 “D교수가 책임자로서 대학내 폭언ㆍ폭행 재발 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D교수는 “책임자로서 나의 불찰이다. 훈련을 거부 중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대화로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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