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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힐러리 W버지니아 빛바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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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힐러리 W버지니아 빛바랜 승리

입력
2008.05.1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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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화당이 일찌감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후보로 낙점해두고 본선을 겨냥한 선거운동을 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를 3개월 앞두고도 여전히 치열한 경선전을 치르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공식 지명하기 앞서 본격적인 본선 체제를 갖추려고 하는 당 지도부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방향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대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로 기울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요지부동이다. 오바마 의원을 후보로 예우하면서 힐러리의 사퇴를 압박하는 지도부의 노골적인 전략도 먹혀 들지 않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13일 실시된 웨스트버지니아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뒤 ‘믿음은 산도 옮길 수 있다’는 성경 구절까지 인용하며 경선 완주의사를 확인했다.

이날 경선은 힐러리의 압승이었다. 그는 득표율 67%를 기록, 26%에 머문 오바마를 무려 40%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누르고 일방적으로 승리했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인구 비중이 높은 백인 생산직 근로자들과 중산층들이 대거 힐러리에게 투표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빛바랜 승리였다. 이미 승리가 예견된 데다 오바마의 대세론을 꺾기엔 역부족인 결과였다. 이 주에 할당된 대의원 수는 28명으로 힐러리가 이 중 3분의 2가량을 확보한다고 해도 170여명 이상 뒤져있는 대의원 확보에서 오바마를 따라잡기는 힘들다. 게다가 역전에 한가닥 기대를 걸게 했던 슈퍼대의원 확보전에서도 오바마에게 추월당했다.

게다가 남은 경선은 20일 켄터키와 오리건, 다음달 1일 푸에르토리코, 3일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 5곳이지만 이 지역은 할당된 선언 대의원 수가 각각 60명 미만으로 힐러리가 전 지역에서 압승해도 대의원 확보에서 오바마를 앞서기는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힐러리 의원은 승리 후 행한 연설에서“민주당 경선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선 완주 의지가 확고하다”는 외침으로 당 안팎의 후보 사퇴 압력을 뿌리쳤다.

1976년 이후 3차례의 대선에서 당내 경선 과열로 마지막 전당대회에 가서야 대선후보를 정할 수 있었던 당은 모두 대선에 패배했다. 그래서 민주당 지도부의 한숨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1976년 공화당 경선의 경우 로널드 레이건은 현직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에게 뒤지고 있었지만 경선을 전당대회까지 끌고 갔다.

어렵게 후보가 된 포드는 민주당의 지미 카터에게 본선에서 패했다. 1980년 민주당 경선에서는 카터 대통령이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맞붙어 전당대회에서 가까스로 후보가 됐으나 본선에서 레이건에게 무릎을 꿇었다. 1984년 대선에선 민주당은 게리 하트 상원의원이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을 전당대회에서 눌렀으나 먼데일은 본선에 나가 현직 대통령인 레이건에게 대패했다.

그런데도 힐러리가 고집을 꺾지 않고 있는 것은 후보 사퇴에 따른 명분을 얻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힐러리가 오바마와 모종의 거래를 통해 부통령 후보 자리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의료보험제도 등 정책 수용을 오바마 지지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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