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ㆍ청소년들이 심야 시간대(오후 10~12시) 유해 TV 프로그램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정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시민ㆍ언론단체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심야 시간대에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의 38.4%가 아동ㆍ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문제는 이 시간대 아동ㆍ청소년 TV 시청률이 무려 34%, 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의 시청률도 18.5%에 달한다는 것. 밤 늦게 전파를 타는 방송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7월 17일~8월 6일 3주 동안 심야 시간대에 방영된 TV 프로그램 455개를 모니터링한 결과, 케이블TV의 부적절성이 특히 심각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의 경우 234개 프로그램 가운데 21%인 50개 프로그램이 아동ㆍ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케이블TV는 6개 방송사의 221개 프로그램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5개(56.6%)가 부적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ㆍ청소년이 보기에 적절치 않은 원인으로는 ‘선정성’이 전체 455개 프로그램 가운데 110개(24.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성역할 왜곡’(69건), ‘반사회ㆍ비윤리성’(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O’live의 ‘판도라의 상자’와 ‘늑대들의 본능토크’, YTNstar의 ‘무조건 기준, 그 속이 알고 싶다’ 등의 프로그램은 선정성이 매우 심각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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