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四川)성 강진이 급속한 경제발전의 외양에 가려져 있던 중국 사회의 그늘을 비추는 계기가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도농(都農) 간 불균형이 강진의 피해를 키운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쓰촨성 지역의 인명피해 규모를 비교하면서 대도시보다 시골지역이나 소도시로 변모 중인 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점을 지적했다.
진앙인 원촨(汶川)에서 92㎞ 떨어진 쓰촨성 성도이자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는 청두(成都)에서는 14일 오전까지 발생한 사망자가 959명이다. 그러나 진앙에서 160㎞ 떨어진 베이촨(北川)현에서는 7,000명이 사망하고 학생 1,000명이 학교 건물붕괴로 매몰된 상태다.
강진 이후 두 지역의 풍경도 극명히 대조된다. 청두에서는 고층 건물들이 여전히 멋진 외관을 자랑하는 반면, 베이촨에서는 7층짜리 학교 건물이 붕괴해 흉측스러운 콘크리트 더미로 변했다.
중국에서는 도시가 팽창하면서 매년 1,500만명이 도시민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건설 붐이 일고 있는 시골에서는 건설 속도만 강조할 뿐 안전규정 준수는 뒷전에다 값싼 재료를 쓰는 경우가 많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
WSJ는 시골에서의 날림 공사 역시 도농간 소득격차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도시주민의 평균소득은 지난해 기준 1만3,786위안으로, 시골의 4,140위안보다 3배나 많다.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정부에 대한 비판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이번 강진으로 최소 9곳의 학교 건물이 붕괴,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늘자 쓰촨성 주민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은 학교 건물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참사를 세계에 가장 먼저 알린 것도 네티즌들이어서 정부의 통제에 고분고분했던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피해상황을 신속하게 공개한 것도 민간에 대한 정보 통제가 불가능한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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