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이다.
지진 발생 이틀째인 13일 중국 정부는 5만여명의 병력을 쓰촨(四川)성 지진 현장에 투입, 구호에 총력을 쏟았다. 악천후와 고립된 지형, 끊어진 도로 등이 앞길을 막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과 경찰은 생존자 구조를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수단을 쓰면서 재난지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워낙 큰데다 피해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구조는 상당히 더디게 진행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민해방군과 경찰 등 2만여명은 이날 오후 쓰촨성에 도착해 본격적인 구조를 시작했다. 이어 3만4,000명의 인민해방군이 철도, 오토바이, 모터보트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고 공수부대원들은 수송기를 이용해 피해 지역에 접근했다.
진앙이자 최대 피해지역 가운데 하나로 사고 발생 이후 만 하룻동안 고립됐던 원촨(汶川)에도 이날 오후 구호인력이 도착했다. 산악행군으로 현장에 도착한 인민해방군과 군 의료요원 등 1,300여명은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생존자를 구하고 부상자를 치료했다. 이들의 도착에 앞서 쓰촨성 두장옌(都江堰)에서 구호를 총지휘하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구호대원들은 걸어서라도 가능한 한 빠르게 원촨에 도착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교통부가 피해지역 도로 복구를 위해 1,000만 위안(약 14억3,000만원)의 긴급기금을 조성키로 하고 인민해방군도 군용기 11대를 동원, 하루 30차례 재난지역으로 구호인력을 수송키로 하는 등 중국은 이날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구호 지원을 본격화했다.
신화통신은 원촨현 관리와의 위성통화를 통해 "원촨현을 연결하는 도로가 파괴돼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며 "지방정부 차원에서 구호대원을 구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원촨현의 건물 대부분이 붕괴의 위험에 처해있다"며 "이재민 3만여명이 피난처에 대피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근 아바자치주 산악지대에서 티베트족, 창족 등 소수 민족이 내진설계는커녕 골조 조차 없는 토담가옥에서 살고 있어 인명 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전과 달리 신속하게 지진에 대응해 관심을 모았다. 25만5,000명이 숨진 1976년 탕산(唐山) 지진 당시 중국 정부는 보도를 통제하고 사상자 수를 축소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피해를 은폐하기보다 진상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물론 중국 영토를 넘어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된 데다 지진 발생 직후 네티즌들이 현지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려 전세계에 공개한 것 등이 미친 영향도 적지 않다.
어쨌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의 지도부는 재해 대처 시스템을 신속하게 가동함으로써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
김회경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