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갑순(34ㆍ대구은행)은 지난해 남편 김세호 한국체대 코치와 둘째 아이를 계획했다. 첫 아이 민수(9)는 어느덧 초등학교 2학년이 됐다. 그러나 여고생 신분으로 깜짝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흥분과 감동은 15년이 넘도록 그녀의 머리 속에 너무도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결국 여갑순은 출산 계획을 접고 다시 한번 올림픽행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부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16년만의 도전이었다.
2005년 8개 대회에 출전해서 평균 394.13점으로 국내랭킹 6위에 오른 여갑순은 2006년 평균 394.86점으로 당당 랭킹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아직 30대 중반에 불과한 나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갑순은 선전을 거듭했다. 총 6차에 걸쳐 진행되는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선발전에서 4차전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부담감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한발 한발에 순위가 뒤바뀌는 여자공기소총의 특성상 극심한 정신적 압박감은 가장 큰 적이나 다름 없었다.
결국 상위 8명을 추린 후 치른 5차 선발전에서 여갑순은 6위에 그쳤다. 그리고 13일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최종선발전에서 7위에 그치면서 종합순위 7위(2,183.6점)에 만족해야 했다.
여갑순이 아쉽게 접게 된 올림픽 진출 꿈은 김찬미(19ㆍ기업은행)와 김여울(21ㆍ화성시청)이 이어가게 됐다. 김찬미는 종합성적 2,189.9점으로 1위, 김여울은 2,188.9점으로 2위가 되면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두 선수는 오는 8월9일 베이징올림픽 사격 여자부 10m 공기소총에서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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