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까지만 해도 천연자원이나 지리적 조건 같은 외부 요인이 경제발전과 관련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그후 잠들어있는 문명으로 여겨졌던 일본, 한국, 터키 같은 나라가 보여준 번영은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자유경제체제의 규범을 따른 나라들은 발전했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실패했습니다. ‘기적’은 없었습니다.”
‘시장주의, 자유무역, 세계화의 전도사’인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64)은 13일 <경제는 거짓말을 않는다> (문학세계사) 한국어판 발간에 맞추어 프랑스문화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경제는>
기 소르망은 이 책에서 현대사회의 각종 문제를 풀 수 있는 영역은 정치가 아니라 경제라는 점, 국가사회주의와 시장자본주의라는 두 체제 경쟁은 끝났으므로 경제학은 앞으로 시장자본주의를 어떻게 개선시키고 보편화시킬까에 집중하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이런 결과에서 보듯) 최근 30년은 어떤 문명, 어떤 상황이라도 경제발전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었으므로 경제학의 혁명이 이뤄진 시기라고 부를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체제 뿐 아니라 경제정책 역시 경제성장을 결정짓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론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좋은 경제정책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에 기반한 정책”이라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경제의 역동성을 좌우하며 지도자가 해야할 일은 국민들로 하여금 그것을 잘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1980년대 이후 일본과 유럽이 미국에 뒤쳐진 것, 최근 5년간 한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된 현상의 원인을 노동시간의 감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주장이 지나치게 반(反)노동적이 아니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이는 정책적 선택의 문제라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막고 여가시간을 늘리면 결코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일고있는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 파동은 세계화의 윤리적 위기, 시장의 위기를 설명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병든 소는 무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하며 “시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고, 합법적인 틀 내에서만 굴러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이 다시 한 번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고등교육스타일을 혁신해야 한다”며 “아울러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갖춘 제품을 늘리고, 국가자체의 이미지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통령자문 미래기획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참가하는 그는 “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책에 언급된 것들을 한국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사진 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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