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양국 관계가 비로소 전략적 관계로 격상된다는 데 있다.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 이래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왔다.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이익이 걸린 주요 현안에 대해 협조해 나가는 제한적 협력 관계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전략적 관계는 양자 간의 문제를 넘어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적 차원의 문제를 협의하는 관계다. 논의 대상도 경제 문제 이외에 환경, 기후변화, 자원ㆍ에너지, 북핵 등 거의 모든 영역이 포함된다. 또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대화가 정례화하면서 제도적으로 각종 협의채널이 가동된다.
지난 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선언한 ‘전략적 동맹 관계’에 상응하는 관계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는 지난해 우리 정부가 제안했다 중국 측이 사양한 것이나 이번에는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 측이 먼저 제안, 이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가 이 같이 격상되면 양국 간 물밑 교감을 바탕으로 한반도 안정과 동북아 평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북한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북핵 문제 해결에 탄력을 받는 것은 물론, 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비핵 개방 3000구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중국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한미 관계를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다소 소원해진 한중 관계를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에너지 환경 과학기술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를 방문해 관심과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에는 한중 고위급 간 셔틀외교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1월 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통해 셔틀외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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