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의 책] 희망의 밥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의 책] 희망의 밥상

입력
2008.05.14 02:23
0 0

제인 구달 외 / 사이언스북스

미국산 쇠고기에 조류독감에 유전자변형식품까지, 밥상 걱정으로 세상이 뒤숭숭하다. 미국 쇠고기 산업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하며 ‘과학적 객관성, 실용주의, 시장 효율성’ 등의 미명 하에 생산되는 쇠고기를, 겉으로 드러나는 ‘뜨거운 악’과 대비되는 ‘차가운 악’이라 규정한 제러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 (1993),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였음에도 축산업ㆍ유제품산업의 감춰진 진실을 폭로한 환경운동가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 (2001) 등 이 분야에서 이미 고전 급이 된 저작들이 있지만, ‘침팬지 엄마’로 불리는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 (2005)도 읽어볼 만하다.

구달은 “거대 농산업 기업들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농장의 동물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서문에 쓰고 있다. 동물 연구와 먹거리 문제는 그에게 별개가 아니라 한 가지 관심사인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매일 먹는 것들이 어떻게 생산되며 어떤 경로를 거쳐 밥상에 올라오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와 지구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광우병과 조류독감 등의 질병이 잘못된 먹거리를 택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하는 구달의 주장이야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그의 글이 읽히는 것은 동물학자로서 고발하는, 인간의 입을 위해 ‘동물 공장’(농장이 아닌)에서 사육되다 처참하게 죽어가는 소를 비롯한 가축들의 삶, 또한 3명의 손자를 둔 할머니로서 그것들을 먹고 살아가야 할 후손들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이다.

구달은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권력’을 강조한다. 세계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기업들의 횡포, 그들의 이익 추구로 파괴되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소비자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그 거대기업들의 대리자인 미국 정부, 국민을 무시한 졸속 협상에다 국민들에게 영어 영어 하더니 쇠고기 협상 자료부터 오역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어이없는 행태에 폭발한 소비자들의 분노인 것이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