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지진으로 13일 현재 1만2,000여명이 숨지고 건물 50만채가 붕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진 규모가 워낙 크고 학교, 병원, 공장 등 붕괴 건물이 많은 데다 매몰자가 수만명에 이르러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재난지역에 급파하는 등 구호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피해가 집중된 쓰촨성 일대는 사망자, 실종자가 속출하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진앙인 원촨(汶川)현은 전체 주민 10만5,000명 가운데 6만명 가량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진앙에서 40㎞ 가량 떨어진 미엔주(綿竹)시 한왕진(漢旺鎭)에서는 증기터빈 공장의 붕괴 등으로 4,800여명이 매몰되고 중학교, 기술학교가 붕괴돼 최소 200명이 깔려 있다.
미엔양(綿陽)에서는 3,600여명이 사망하고 1만8,000여명이 매몰돼 있으며 베이촨(北川)현의 한 고교에서도 학생, 교사 등 1,000여명이 건물에 깔려 숨지거나 실종됐다. 두장옌(都江堰)시 역시 전기가 나가고 통신이 두절돼 폐허로 변했으며 이곳의 샹허초등학교는 건물이 붕괴돼 전교생 420명 가운데 320명이 숨졌다. 희생자는 간쑤(甘肅)성, 산시(陜西)성, 윈난(雲南)성, 충칭(重慶)시 등에서도 발생했다. 쓰촨성 일대의 관광객 2,000여명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중국 정부는 이날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등 5만명을 쓰촨성 재난지역에 긴급 파견하는 등 본격적인 생존자 구조에 착수했다. 이들은 폭우 등 악천후 속에서 구조 활동에 나섰으나 58명을 구조하는데 그쳤다. 관계 당국의 관계자는 "매몰자들이 살 수 있는 시간이 아직 있기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또 이날 재난구조금으로 8억6,000만 위안을 긴급 투입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해 위로의 뜻을 전했으며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리 총리 등 각국 정상들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희생자에게 애도와 동정을 표한다"고 위로했으며 최근 대규모 시위 등으로 중국과 관계가 불편해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중국의 형제, 자매들이 어려움과 충격을 조기 극복할 수 있도록 기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진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중화민족의 정신과 저력을 발휘해 올림픽을 순조롭게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쓰촨성 성도 청두(成都)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13일 현재 청두와 인근 지역 거주 한인 교민의 인명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원촨에는 거주 교민이 없다고 밝혔다. 쓰촨성 일대를 관광중인 한국인들의 피해 사례도 보고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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