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상원의원이 슈퍼대의원 확보 경쟁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처음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티켓을 쥐기 위한 최종 순간에 더욱 바짝 다가선 모양새이다. 이제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 의원과의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듯 11월 본선 상대인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공격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에 결정적 역할을 할 슈퍼대의원에 대한 전화조사 결과 오바마 의원이 266명의 슈퍼대의원을 확보, 264명에 그친 힐러리 의원을 처음으로 제쳤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의원이 6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의 압승을 계기로 사실상 경선이 끝났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면서 12명의 슈퍼대의원 지지를 추가로 확보, 역전 드라마를 펼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은 슈퍼대의원을 포함한 전체 대의원 확보 수에서 10일 현재 1,859명을 기록, 1,689명에 그친 힐러리 의원을 170명 차이로 앞서고 있고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 2,025명에는 166명 차이로 근접했다. 미 ABC 방송도 이날 한때 슈퍼대의원 지지확보에서 60여명 이상 뒤져있던 오바마 의원이 노스캐롤라이나 승리를 계기로 267대 266명으로 슈퍼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경쟁에서도 힐러리 의원을 제압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CNN 방송은 오바마 의원이 슈퍼대의원 확보에서도 맹추격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273명대 272명으로 힐러리 의원에게 1명 차이로 뒤져 있다고 집계했다.
오바마 의원은 이런 결과에 고무된 듯 “슈퍼대의원들이 우리 대열에 합류한 것에 감사한다”고 전제,“이는 내가 매케인 의원을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가 될 것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 의원은 매케인 의원의 경제, 건강보험, 이라크 정책을 언급하면서 “매케인 의원은 조지 W 부시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려 한다”고 공격했다.
오바마 의원은 “최근 매케인 의원은 부시 정부 하에서 미국 경제가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는데 그것을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오바마 의원의 공세가 이어지자 매케인 의원측도 국가안보 분야에서 오바마 의원의 경험부족을 집중 거론하면서 오바마 의원을 타깃으로 한 대선 본선 공방에 불을 당겼다.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 의원의 대세론이 보다 확고해 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힐러리 의원의 승복으로 당이 단합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무성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바마 의원이 힐러리 의원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면서 경선 사퇴의 명분을 주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20일 켄터키ㆍ오리건주 예비선거 이후에 오바마 의원의 승리 선언과 함께 이 방안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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