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총선에서 유럽연합(EU) 가입을 표방한 친 서방 정당이 친 러시아 성향의 강경 민족주의 세력에 승리를 거뒀다. 서방의 지원을 받은 코소보 독립 선언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 국민이 EU 가입을 통한 경제 활력이란 현실적 대안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AP통신 등 외신은 11일 치러진 총선에서 독립선거감시기구 ‘자유선거와 민주주의 센터’(CESID)의 비공식 개표 결과 보리스 타디치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DS) 중심의 친 서방 정당연합이 38.7%를 차지해 29.1%에 그친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급진당(SRS)을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총리의 세르비아민주당(DSS)은 11.3%를, 사회당(SPS)은 7.9%를, 자유민주당(LDP)은 5.2%를 각각 득표했다. 의석수로는 친 서방 정당연합이 250석 중 103석, 급진당 77석, 세르비아민주당 30석, 사회당 20석, 자유민주당 13석 등으로 예상됐다.
코소보가 2월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 치러진 첫 선거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은 세르비아가 친 서방이냐 친 러시아냐를 선택하는 갈림길로 평가돼왔다. 코소보 독립 선언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배경으로 민족주의 세력인 급진당과 세르비아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자 표심이 EU 가입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측이 선거 직전까지 비자면제, 외국기업 투자발표 등으로 측면 지원한 것이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유권자가 침체된 경제의 돌파구를 EU 가입으로 판단한 것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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