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라는 우리 전통에 그래피티라는 소재를 이용해 우리나라 사람의 열정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올해 28세의 여성 도예 작가 이진(28)씨. 이씨는 고종황제의 증손녀로 황손 이석(67)씨의 1남2녀 중 둘째 딸이다. ‘흙, 에너지, 그래피티 그리고 소통’이라는 주제로 11~17일 서울 신사동 주(JU)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여는 이씨를 9일 만났다.
이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가족관계였다. 그러나 이씨는 인터뷰 내내 가족사보다는 도자기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토하듯 쏟아냈다. 이 ‘열정’을 전통적 가치와 새로운 시대의 소통, 한국과 세계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통로로 믿는 듯 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우리에게서 진정으로 보고 싶어하는 것은 한국적인 것”이라면서 “우리의 열정이 어떻게 전통과 현재를 아울러서 세계인들에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이씨와 전통 예술인 도자 공예와의 만남은 우연하게 찾아왔다.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전공한 이씨는 터키 여행 중 접한 도자기 예술에 그만 반해버렸다. 이후 아예 전문적인 공부를 하겠다며 경희대 도예과에 진학했고, 다시 정통 도예를 배우려 무형문화재 호봉 장송모 선생의 제자가 됐다.
이씨의 이번 전시회는 이처럼 도자기에 빠져 지낸 시간의 결과물을 공개하는 자리. 전통적인 도자에 거리예술의 대명사인 ‘그래피티(벽에 스프레이 등으로 표현된 그림이나 낙서)’를 섞은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청자, 백자로 연상되는 정통 도자기의 정형적인 틀을 탈피한 실험적인 작품들도 전시한다.
이씨는 “도자기라고 하면 고급이며 무겁고 불편하고 깨지기 쉬운 것 등 접근하기 어려운 이미지로 다가온다”며 “한국적인 것에 한국인이 가진 열정을 담아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그래피티를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세계와의 소통을 위해 전시회 개막식을 비롯해 작품 제작과정, 퍼포먼스를 동영상으로 녹화해 ‘유투브’에 올릴 예정이다. 주(JU) 갤러리 (02)736-7775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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