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고 선ㆍ후배가 침몰 직전의 ‘쌍둥이 호’를 구했다.
신일고는 지난 97년 고교야구를 평정했다. 4번타자 안치용이 홈런을 펑펑 치면 1년 후배 봉중근은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연세대를 졸업하고 2002년 LG에 입단한 안치용은 만년후보로 전락했고, 빅리그에서 꿈을 이루지 못한 봉중근은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제 몫을 못했다.
신일고를 대표하던 안치용과 봉중근이 고교시절 이후 11년 만에 함께 홈런과 승리를 기록하면서 LG를 팀 최다연패(9패)에서 구출했다. LG가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6-1로 이겼다. 지난 1일 부산 롯데전부터 시작한 9연패를 끊은 LG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한화전 12연패에서도 벗어났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최근 3년간 10승2패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한 ‘쌍둥이 천적’.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봉중근은 2회말 선두타자 김태완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1점홈런을 얻어맞았다. 반면 류현진은 5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김재박 감독이 최근 타격감을 고려해 3번타자로 기용한 안치용은 6회 일을 저질렀다. 안치용은 1사 2루서 류현진의 몸쪽 체인지업(시속 130㎞)을 끌어당겨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첫 홈런. 안치용은 상대 실책 등으로 5-1까지 달아난 7회에는 구원투수 윤규진에게서 1타점 2루타까지 뽑아내 승리의 주역이 됐다.
안치용이 타석에서 맹타를 휘두르는 동안 봉중근은 최고 구속 145㎞의 강속구를 앞세워 한화의 강타선을 봉쇄했다. 8과3분의1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은 봉중근은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나 시즌 3승(5패)째를 수확했다. 반면 단 2안타만 허용하고도 패전투수가 된 류현진은 지난해 4월부터 이어오던 LG전 7연승과 최근 5연승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안치용은 “팀의 연패도 끊고 후배에게 승리도 안겨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치용의 맹타에 승리투수가 된 봉중근도 “치용이 형이 도와줘 승리했다”면서 “연패를 끊었다는 사실이 제일 중요하다”며 활짝 웃었다.
목동에서는 KIA가 히어로즈를 3-1로 꺾고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히어로즈는 6연패. 잠실에서는 두산이 상대 실책에 힘입어 롯데를 4-1로 눌렀고, 대구에서는 선두 SK가 난타전 끝에 삼성을 10-7로 제압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목동=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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