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태주
봄 되자 제일 먼저 민들레꽃
아기작아기작 무릎걸음으로 걸어 나와
노랗게 꽃피어 웃는 것 보기 좋았는데
공주시청에서 공공근로 아주머니들 보내어
민들레꽃들 모조리 뽑아내고
그 자리에 페추니아란 서양 꽃 심어놓았다
한철은 저렇게 화려하게 울긋불긋하리라
그러나 내년 봄 되면 일부러
심어 논 페추니아 꽃 하나도 싹 나지 않고
민들레들만 오보록이 또
싹이 나 꽃을 피울 것이다
그 자리가 민들레 나라
민들레 동네
민들레 자리기에 그렇다.
▦1945년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통해 등단 ▦시집 <대숲 아래서> <슬픔에 손목 잡혀> <꽃이 되어 새가> 등 ▦현대불교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 꽃이> 슬픔에> 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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