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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진 대참사/ "이젠 지진까지…" 中, 최악 재난에 올림픽 사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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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진 대참사/ "이젠 지진까지…" 中, 최악 재난에 올림픽 사수 비상

입력
2008.05.1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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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80여일 앞두고 대형 지진이 발생해 올림픽을 통해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되겠다는 중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총력을 기울여 올림픽을 준비해 왔으나 정작 올림픽의 해에 접어든 뒤에는 각종 재해와 인재가 거듭되더니 급기야 최악의 지진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반영하듯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2일 지진 발생 직후 사고 현장을 찾아 안정과 용기를 강조하고 '피해의 조속한 복구'를 호소했다. 시련에도 불구하고 막바지 준비를 차질 없이 마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올림픽을 통해 세계 무대의 주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 중국으로서는 거듭되는 재해로 큰 위기에 봉착한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올림픽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해도 이번 지진과 같은 엄청난 재해 앞에서는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불운은 1월 10일 후베이(湖北)ㆍ후난(湖南)성의 대형 폭설로부터 시작됐다. 50년만의 폭설로 80여명이 사망했으며 1억2,0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액만 13조원에 이르렀다. 2월에는 일본에서 중국산 살충제 만두 파동이 일어나 한때 중ㆍ일 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몰렸다. 3월 14일 시짱(西藏) 자치구(티베트) 성도 라싸(拉薩)에서 발발한 티베트인 시위는 중국의 이미지에 결정적 타격을 주었으며 중국 정부의 진압 모습은 중국을 압제국가로 비치게 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면위원회는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이 올림픽 때문에 더 악화하고 있다"고 했다. 티베트 시위에 대한 동정 여론은 올림픽 개막식 불참 요구로 이어져 3월 24일 그리스 성화 채화가 반 중국 시위자에 의해 중단되는 소동이 일어났으며 이어 4월 3일 터키, 6일 영국, 7일 프랑스, 8일 미국 등에서는 성화 봉송이 '중국 성토' 행사로 변질됐다. 특히 영국, 프랑스에서는 성화가 봉송 도중 꺼지는 수모까지 당했다. 이후 성화는 경찰의 경계 속에서 세계를 돌아야 했다. 4월 27일 한국에서는 중국인의 폭력 사태로 경찰과 기자가 다쳐 한ㆍ중 관계마저 냉랭해졌다. 중국인의 과도한 민족주의 열기 때문에 '화합의 여행'이라는 당초 취지가 크게 무색해진 것이다.

5월초에는 주로 아이들에게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엔테로 바이러스가 번져 1만2,000명이 감염되고 30여명이 사망하면서 올림픽 개최지의 위생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산둥(山東)성 열차 충돌 등이 겹치면서 올림픽 안전 개최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졌다.

가뜩이나 국제 여론이 부정적인데 대형 지진까지 겹치자 중국 언론은 즉시 "올림픽 시설은 아무 피해가 없으며 안전하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올림픽이 진앙과 멀리 떨어진 베이징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이번 지진을 올림픽과 연계하려는 시선을 조기 차단하고 불안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부심하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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