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지점의 65%, 주유소의 80%, 패스트푸드 업체의 57.5%가 당국이 정한 기준보다 더 많은 광고물을 건물이나 도로에 내어 놓아 거리 미관을 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가 행정안전부 용역을 받아 11일 내놓은 ‘시민생활과 밀접한 도시미관 저해 광고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000여개 광고물 설치 업소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640개 업체가 광고물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유소(가로형 간판 기준)는 전체(235개)의 79.5%인 160개 업소가 법정 허용개수(2개)보다 많은 광고물을 설치했는데, 10개 이상을 내걸은 업소도 55개에 달했다.
총 372개의 시중은행 지점에 대한 조사에서도 65.6%인 244개가 허용범위(4개)를 초과한 광고물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우리은행(81.6%) 하나은행(72.9%)의 위반비율이 높았다. 패스트푸드 업체는 179개중 57.5%인 103개가 과잉 광고물(5개 이상)을 내걸었는데, 버거킹(62.5%)과 맥도날드(61%) 매장이 광고물을 많이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물 과잉 설치와는 별개로 각 업체가 제작한 광고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업체별로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등 5개 대도시 4,500명 시민에 대해 업체별 광고물의 심미성을 평가한 결과, 주요 업종 가운데 정유사 광고물(평균 2.61점ㆍ점수가 낮을수록 긍정적)에 대해 ‘아름답고 보기 좋다’는 응답이 많았다.
다음으로는 패스트푸드(2.77점), 이동통신(2.78점) 순서로 심미성을 인정 받았는데, 가전업체는 2.88점으로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같은 업종에서도 개별 업체의 광고물에 대한 선호도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정유업체 중에서는 S-Oil(2.36점)이 경쟁업체보다 보기 좋은 광고물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개 회사가 각축을 벌이는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LG텔레콤(3.07점)이 나쁜 점수를 얻었다.
가전 대리점은 유통 주력업체인 하이마트(2.81점)가 2.9점대로 평가된 경쟁업체보다 깔끔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패스트푸드 분야에서는 롯데리아(2.63점)가 맥도날드(2.70점)나 버거킹(2.99점) 보다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녹색소비자연대 연구진은 “훌륭한 광고물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각 업체마다 심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광고물 제작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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