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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온 에어'가 남긴 것/ 방송국 전문직 드라마의 리얼리즘 '색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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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온 에어'가 남긴 것/ 방송국 전문직 드라마의 리얼리즘 '색다른 재미'

입력
2008.05.13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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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종영하는 SBS 드라마 <온 에어> 는 상반기의 화제작 중 하나다. 비록 평균 시청률은 20% 초ㆍ중반 대로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 합작의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 <프라하의 연인> 등 과거의 흥행작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리얼리즘이 강화된 전문직 드라마라는 최근 한국 드라마의 트렌드를 집약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흥행 멜로 드라마 콤비 김 작가와 신 PD는 이번 작품에서 드라마의 제작 현실을 사실적이고 신랄하게 담으며 방송계에서 전문직 드라마가 급부상했음을 알렸다.

<온 에어> 방영 전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보기 좋게 뒤집고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생기는 작가와 연출자의 갈등, 스타 캐스팅의 문제점 등을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기대 이상의 전문성을 보여줬다.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영은(송윤아)-경민(박용하), 승아(김하늘)-기준(이범수)사이의 멜로 라인에 치중한 측면도 있지만 치열한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싹트는 인간애를 보여주면서 오히려 지지를 얻었다. 김은숙 작가 스스로 드라마에서 선언한 것처럼 “명대사를 버리는 대신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멜로 스토리에도 탄력이 붙은 셈이다.

최근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개성 있고 다면적인 여성 캐릭터의 등장도 <온에어> 의 큰 수확이다.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려 하고, 종종 다른 사람들의 속을 뒤집는 언행을 하는 승아는 과거라면 악역으로 등장했을 법한 캐릭터다.

하지만 <온에어> 는 톱스타 특유의 자신감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자기 관리에 철저한 승아의 프로 정신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지지를 받게 만들었다. 남자의 눈에 예쁘고 착하게 보이는 여자가 아니라 일 때문에 까칠하고 모난 모습을 보여주는 전문직 여성 유형을 보여준 사례다.

다만 후반부에서 ‘오승아 비디오’ 사건으로 톱 스타 여배우의 비디오 스캔들을 다룬 점은 찬반이 엇갈린다. 현실에서 있었던 일이라고는 하지만 전문성에 초점을 둔 <온에어> 가 그런 소재를 끌어들인 것은 마치 과거 트렌디 드라마에서 후반부에 자극적인 사건을 등장시킨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온에어> 가 멜로 드라마와 전문직 드라마, 혹은 ‘옛날’ 드라마와 ‘요즘’ 드라마 사이에 자연스런 연결 고리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것만은 분명하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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