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김용준 이석훈 김진호)가 최근 내놓은 5집 <마이 프렌드> 는 어쩌면 이들에게 1집과 버금가는 새로운 시도였을 지 모른다. 일명 ‘소몰이 창법’으로 굳어진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움직임, 그리고 리더였던 채동하 대신 영입한 이석훈의 정착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해결하는 장이 바로 5집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마이>
다른 가수였다면 이미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을 5집을 내놓으면서도 ‘새출발’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은 아닐까.
5집은 ‘신인 SG워너비’를 듣는 듯 진취적이면서 알차다. 채동하를 대신한 이석훈의 풍부한 보이스가 팀의 화음에 무리없이 적응했고 스타 작곡가 조영수, 김도훈이 음악장르들의 장점을 고스란히 믹스한 곡들의 완성도도 높다. 무엇보다 더 이상 ‘소몰이 창법’이 SG워너비의 전부가 아님을 확인하는 게 즐겁다.
5집의 타이틀곡 ‘라라라’는 미국 컨트리 음악을 떠올리는 곡이다. 컨트리 리듬의 경쾌함이 SG워너비가 들려줘왔던 애잔한 멜로디와 잘 배합되어 있다. 멤버들의 목소리는 예전과 달리 담백하고 간단 명료해졌다. 치장이 없다고나 할까.
“일단 앨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밝아졌어요. 예전 곡들은 좀 슬펐는데, 이번엔 모던록 일렉트로니카, 그리고 컨트리풍을 많이 집어넣었으니까요. 새 멤버 이석훈의 목소리도 예전 SG워너비와의 차별성을 느끼게 해줘요.”(김용준)
“원래 우리가 타이틀에 신경을 많이 써요. 3집에는 아일랜드풍 음악, 4집에는 국악과 대중음악이 어우러졌죠. 그리고 이번엔 어떤 장르가 가장 대중적일까 찾다가 컨트리를 잡았어요. 리듬이 한국감성에 딱 맞고 여기에 트로트 풍을 절묘하게 배합했죠.”(김진호)
SG워너비만큼 고정 이미지가 강한 그룹도 없다. 데뷔한 이후 알 앤 비 풍 음악과 미디엄템포, 그리고 ‘소몰이 창법’(멤버들은 이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등이 정체성으로 굳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게 사실이다.
“이번 앨범엔 댄스, 랩도 들어있어요. 우리는 이처럼 다양한 음악을 하는 가수입니다. 절대 알 앤 비 가수가 아니에요. 한 시상식 때 올해의 알 앤 비 가수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걸 왜 받는 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죠. 아직 너무 젊으니까(23~25세)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고 봐요. 그냥 전형적인 대중가수이죠. <마이 프렌드> 는 단순히 편견을 깨기 위한 변신만은 아닙니다. 진화이죠.”(김진호) 마이>
데뷔부터 함께한 스타 작곡가 조영수를 SG워너비와 떨어뜨려 생각하긴 힘들다. 그래서 SG워너비는 마치 이영훈과 이문세가 그랬던 것처럼 조영수와 돈독한 관계로 음악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영수형은 데뷔 때 박근태 작곡가 서브로 활동했고, 이후 2집부터 ‘광’ 등 많은 히트곡을 줬죠. 형하고 우리는 함께 자랐어요. 서로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그래서 형제 같아요. 계속 좋은 커플로 일하고 싶어요.”(김용준)
앨범엔 일본시장을 겨냥해 일본어가사로 쓰인 곡(14번트랙)이 있다. 멤버들은 곧 일본에서 싱글앨범도 내놓을 계획이다. 한류가 수그러들었다지만 SG워너비는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한국인의 감성은 뛰어나요. 일본 공연에서 한국어로 만들어진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면 일본 관객들이 눈물을 흘려요. 깔끔한 노래에 익숙한 이들은 호소력 있는 한국가요에 감동하더라고요. 이런 게 우리 뮤지션들의 경쟁력이라고 봐요.”(이석훈)
가창력을 강조한 그룹 콘셉트는 어쩌면 예능인으로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겠지만, ‘아이돌’보다 ‘가수’로 살고 싶다는 지향점을 말하는데 이들은 주저함이 없다.
“우리가 아이돌이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연예인이긴 하지만 노래하는 사람이 먼저이죠. 항상 솔직하게 노래하는 가수이고 싶어요. 음악이 아니라면 할 게 없을 것 같은 사람처럼요.”(김진호)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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