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선을 전후로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되던 국내증시가 지난 금요일 대규모 프로그램매도로 균형이 깨졌다. 표면적으로는 수급상의 문제이지만, 이면에는 기대치가 높아진 현재 시장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모멘텀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오히려 시장의 조정요인으로 작용했다.
특별한 악재가 부각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락 전환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조정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다.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은 다음의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유가이다. 유가 급등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물가 압력을 높이는 분명한 요인이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레벨로 진입할 때마다 시장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유가가 급등했지만 과거 오일쇼크 당시보다는 낮은 수준의 물가가 유지됐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안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급등세가 지속된다면 물가는 장담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또한, 한국과 유럽이 금리를 동결했고, 당장 1~2개월 내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낮아졌기 때문에 고유가가 경기침체를 불러오지는 않더라도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둘째, 실적이다. 지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주식시장의 강세를 주도했는데, 이것이 환율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착시현상인지 시장은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다. 만약, 2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할 수 있다면 하반기에 대한 기대가 더 큰 현재 상황에서는 매우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주는 1차적으로 1,800선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전략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유가 동향과 실적 모멘텀을 체크하면서 한 템포 쉬어 간다는 생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업종별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의 주도주는 단기적인 조정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안으로는 최근 시장에서 상승탄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소형주, 특히 ITㆍ자동차 부품주가 부각될 전망이다. 중국 관련주의 경우 반등을 이용해 슬림화하는 전략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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