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재민 150만인데… 미얀마 "구호 인력은 사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재민 150만인데… 미얀마 "구호 인력은 사절"

입력
2008.05.13 02:24
0 0

물품·현금만 받고 실사단·의료팀 등 입국은 거부美 "물자 공중투하 검토"… 국제 쌀값 2.4% 급등

미얀마 군사정부가 초강력 태풍 ‘나르기스’의 피해자를 도우려는 외국 구호요원의 입국을 거부한 채 현금과 물품만 받겠다고 고집해 국제적인 비난을 사고 있다. CNN은 9일 양곤 공항에 도착한 구호물품을 미얀마 군정이 압류함에 따라 구호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8일에도 미얀마 정부는 구호물품을 싣고 항공편으로 입국한 카타르의 구호요원과 언론사 기자들을 도착 즉시 추방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에 미얀마 외무부는 “국제사회의 지원 품목 중 의약품, 식료품, 의류 등 물품과 현금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의료진을 포함한 수색ㆍ구호팀과 기자는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폴 리슬리 세계식량계획(WFP) 대변인은 “미얀마에 지원한 식량과 물자가 압류돼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전까지 추가적인 물품 지원을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8일 유엔의 4명의 실사단원이 양곤에 도착했으나 이 가운데 2명은 입국이 거부됐다. 9일 크리스 케이 WFP 미얀마 담당국장도 “미얀마 군정의 방해로 구호물품의 하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구호활동의 방해에 나선 것은 인도주의 구호활동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얀마 군정은 구호물품이 압류됐다는 보도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미얀마 군정이 구호요원과 언론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은 이들로부터 반체제 사상이 유포돼 체제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재난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 군정의 무능이 제기될 수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8일까지 미얀마에 구호물품을 보내는 데 성공한 국제기구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국제적십자사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미국 구호팀이 미얀마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미얀마 군사정부가 입국을 허가하지 않으면 항공편으로 피해지역에 구호물자를 떨어뜨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앞서 3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했었다. 라이스 장관은 또 피해 지원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중국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얀마 사태가 정치 문제가 아니라 자연 재해이므로 유엔 식량농업기구 등이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호주와 일본 등 세계 각국도 미얀마 군정 당국이 구호인력의 입국거부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늦어지면서 태풍의 피해가 가장 큰 이라와디 삼각주 일대는 말라리아 등이 창궐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이 지역은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면서 어린이의 20%가 설사병에 걸렸으며 시체가 나뒹굴고 있다.

한편 미얀마 곡창지대의 태풍 피해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쌀 가격은 100파운드당 21.6달러로 전일 대비 2.4% 뛰었다. FAO는 태풍 피해로 미얀마의 쌀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