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경선이 시작되기 전만해도 공화당보다 더 쉽게 후보 지명권을 따낼 것으로 예상됐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경선포기 압박을 받는 비참한 처지로 내몰리게 된 데는 5가지 실수를 했기 때문이라고 시사주간 타임이 지적했다.
①민주당 유권자의 표심을 오판했다.
힐러리 후보는 경력과 준비성, 불가피성이라는 기존의 전략을 선택했다. 여성 최고사령관이라는 말이 풍기는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 전략은 당시로서 불가피했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 유권자들은 11월 본선에서 누가 이기느냐보다 누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느냐에 더 관심을 가졌다. 힐러리 후보가 한 실수들 중 가장 치명적이었다.
②‘경선의 룰'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힐러리는 경선을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가 아닌 충성파로 선거 캠프를 구성했다. 마크 펜 수석전략가가 대표적이다. 그는 경선 일정을 일별하고는 힐러리 후보가 캘리포니아에서만 이긴다면 370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단숨에 선두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아주 무식한 발언이었다. 민주당은 공화당처럼 경선에서는 승자독식 원칙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전략가인 해롤드 이케스는 “어떻게 수석 전략가가 비례할당제를 모를 수 있느냐”며 경악했다.
③코커스 경선 주들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했다.
경선 룰에 대한 무지는 미네소타 네브래스카 캔자스 등 코커스(당원대회) 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지는 주 들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대형주에만 집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코커스 주들이 힐러리가 우세를 보이는 곳이 아니라는 점은 맞다. 그러나 이를 무시한 것은 전체 선언대의원의 12%를 차지하는 이 지역에서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한 것과 같다. 버락 오바마 후보는 이 곳부터 착실히 우세를 쌓았다.
④구시대적 자금에 의존했다.
선거자금 전문가를 자처했던 힐러리는 큰손들을 칵테일 파티에 초대해 선거자금을 모으는 고전적인 거액 기부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그가 간파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인터넷이었다. 이 큰 손들은 법으로 허용된 2,300달러를 낸 다음 더 이상 힐러리를 도와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오바마는 인터넷에서 80만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많게는 50달러씩 소액을 거두는 방식을 취했다.
⑤장기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힐러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다면 오바마를 조기에 녹다운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곳에 엄청난 물량을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운 3위로 끝났다. 가까스로 전열을 재정비해 2월초 슈퍼화요일까지는 오바마와 호각지세로 싸울 수 있었으나 거기까지였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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