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례 친박연대 비례대표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검사가 개인적인 병명을 거론하며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주장하자 검찰이 발끈하고 나섰다. 특히 양 당선자를 조사했던 유모 검사는 “조사 상황이 담긴 녹화CD를 공개하자”며 반발하는 등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7일 양 당선자를 조사하면서 병명과 관련된 질문은 아예 하지 않았다고 11일 공개적으로 밝혔다. 나이, 주민등록번호, 직업, 경력 등과 함께 건강 상태를 물은 것이 건강과 관련된 유일한 질문이었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당시 양 당선자는 병명을 밝혔지만 유 검사는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양 당선자가 건강진단서 등 질병 관련 서류들을 먼저 제출했으나 유 검사는 한번 훑어봤을 뿐 관련 질문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개인 병명을 거론했다”는 양 당선자의 주장은 사실과 반대라는 게 검찰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양 당선자는 조사 막바지에 “몸이 아프다”고 힘든 기색을 보이다가 신경질적으로 “아파서 죽을 것 같다.
병이 악화해 부작용이 생기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검찰은 이후 유 검사가 조사를 중단했고 피의자 신문조서에 서명도 받지 않은 채 양 당선자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 검사가 ‘퇴근했더니 아내와 딸이 TV뉴스를 보고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며 “‘녹화된 CD를 공개하자’고 까지 주장해 겨우 말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녹화CD 공개 등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대신 수사가 끝난 뒤 양 당선자 등에 대해 담당 검사나 수사관 등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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