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덕희 지음/민들레 발행ㆍ304쪽ㆍ1만2,000원
제도교육에 대한 비판으로, 집에서 아이를 교육하는 홈스쿨링이 우리사회에서 시작된 지 10년 정도의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홈스쿨링을 하는 부모와 아이들은 ‘너무 잘 나거나 너무 못나서 저런 것 아니냐’ 같은 왜곡된 시선을 받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그들은 왜 쉬운 길을 버리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려하고 있을까? 대학에서 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2000년부터 7년간 홈스쿨링을 하고있는 열네 가족에 대한 관찰기록을 통해 그 질문에 답한다.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꾸려갔는지,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 아이들과 부모는 어떻게 변했는지를 섬세하게 기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열네 가족 대부분은 자신들의 선택을 확신하지 못했다. 이상과 현실의 갈등 속에서 상처받고, 불안해하고, 싸우고, 후회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시 제도교육으로 편입하기도 했다.
반면 사회적ㆍ경제적 배경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만의 뚜렷한 교육철학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동일했다. 그것이 ‘실제로 써먹기 위한 공부를 하자’는 것이건, ‘삶의 의미를 찾아가자’는 것이건, ‘자기 삶을 스스로 완성해가자는 것’이건, 혹은 심각하지만 ‘국가주의ㆍ전체주의ㆍ집단주의로부터의 주체선언’ 이건 지은이는 이들 홈스쿨러들이 모두 일상과 자신이 놓인 세계를 바꾸려는 실존적 투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고 기록한다.
7년간의 연구를 끝내고 다시 만난 이들 중 어떤 학부모는 저자에게 “옛날에 학교 대신 마을에서 가르쳤던 것을 지금 하려고 하니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홈스쿨링, 대안학교를 다녀도 다 대학들 가죠. 근데 저는 정말로 대학 안 나와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이대로 간다면 대졸이상의 원하는 직업을 가지겠죠.
하지만 나부터라도 어떤 직업을 갖게 되든 학력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아야지 생각해요”라고 당차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 너나없이 입시와 취업으로 연결되는 생존경쟁에 지쳐있는 우리에게 참다운 교육이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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