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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따라 유행 따라 변해온 창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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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따라 유행 따라 변해온 창법

입력
2008.05.13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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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레이션' '소몰이' '샤우팅'…. 대중가수들에겐 다양한 창법들이 있다. 같은 곡이라도 어떤 가수가 부르냐에 따라 다른 맛이 나는 것은 무엇보다 이 창법의 차이 때문이다.

창법에도 유행이 있을까. 전통적으로 발라드 음악을 선호하는 대중의 귀에 목소리가 쉽게 스며들도록 가수들은 자신만의, 혹은 이미 효능이 검증된 창법을 만들거나 따라 한다. 자기 목소리에 맞는 창법이 독특할 경우, 팬들이 음악에 더욱 끌린다는 장점이 있다.

90년대 말 발라드와 시장을 양분했던 댄스 가수들에게선 트로트 창법을 가미한 일명 '꺾기'가 유행했다. 당시 터보로 활동했던 김종국과 영턱스클럽은 가사 말미의 음을 비음이나 가성으로 비트는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시기에 활발한 활동을 한 업타운, 솔리드 등은 점차 단순한 발라드에서 힙합과 알 앤 비 성향이 강한 미국 음악으로 선호도를 옮겨가기 시작한 대중에 어필하는 소울 창법을 선보였다.

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2000년대 초까지 소울과 록 창법이 인기를 끌어오다가 임재범과 박효신의 일명 '소몰이 창법'이 등장하면서 최근까지 미디엄템포, 발라드 곡의 주요한 창법으로 자리 잡았다"며 "마이클 볼튼의 목소리로 대중의 귀에 익숙해진 소몰이 창법이 SG워너비, 테이, KCM 등에 의해 정착했고 이후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코드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여자가수들에게선 자두나 박혜경처럼 바이브레이션을 주는 목소리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이후부터 목소리를 치장하는 창법이 퇴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대신 목소리가 명징하게 들리며 가사가 귀에 잘 들어오는 담백한 창법의 가수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어쿠스틱하며 포크적인 사운드와 미니멀한 악기편성, 그리고 모던록의 인기로 보다 덜 인위적인 창법이 대중에 의해 선택된 것이다.'소몰이창법'의 대표 스타인 SG워너비도 5집에선 뚜렷하게 그 색깔을 덜어냈을 정도이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백지영이 정통 발라드로 재기한 점이나 마치 동요처럼 간단한 곡인 '그대만이'로 큰 인기를 얻은 김종욱의 예가 그렇다.

조미료를 덜어내 억지스럽지 않은 맛을 내듯 단순한 창법이 대세이다. 이런 현상의 이면엔 음원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휴대폰 벨소리, 컬러링에 잘 맞는 노래를 추구하는 제작사들의 판단도 들어있다.

음악평론가 송기철씨는 "개성을 버린 획일적인 '창법 따라하기'가 아니라 가장 자신에게 맞는 목소리를 고집하는 게 좋은 음악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며 "목 수술을 한 후 더욱 허스키해진 음성을 내세워 일가를 이룬 보니 타일러의 경우처럼 있는 그대로를 창법으로 굳히는 게 가장 좋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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