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국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5월 1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4.1%)이다. 6일 발표된 3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서는 광의통화(M2)가 전년동월 대비 13.9% 늘어났다. 5년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경제 여건으로 8일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동결(5%)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 영향으로 시중금리는 폭등 양상을 보였다. 4월 30일 4.88%(연 저점)까지 떨어졌던 국고채(3년)금리는 5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8일 하루에만 0.24%포인트 상승, 5.22%를 기록했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은 4월말 이후 7일 연속 상승해, 5월 8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1,049.60원을 기록했다.
한편 8일 발표된 소비자기대지수는 100.4에 머물러 기준치인 100을 상회하였으나 올 1월(105.9)에 비해 5.5포인트나 하락하면서 소비 심리의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에는 통계청이 4월중 고용동향과 1분기 가계수지동향을, 한국은행이 4월 수출입물가와 가공단계별 물가 등을 발표한다. 지난달 발표된 3월중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수는 18.4만명으로 신정부의 목표치인 35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2007년 3월의 27.3만 명에 비해서도 8.9만명이나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4월중 취업자 증가 수도 3월에 이어 20만명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이성태 한은 총재는 8일 금통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4.5%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는 올 초 한은이 전망한 4.7%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더욱 낮아진다면 취업자 증가 수는 향후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2008년 들어 수입물가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환율마저 상승세를 보이면서 20%(전년동기 대비) 이상 증가했는데, 4월 수입물가 증가율은 30%를 상회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3월중 수입원자재가격 상승률은 58.7%(전년동기 대비)나 상승했는데, 4월중 수입원자재가격 상승률도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향후 국내 물가상승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경기부양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에서는 감세, 추경예산 편성과 같은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 높은 수준의 원ㆍ달러 환율 유지 등과 같은 금융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와 원ㆍ달러 환율 상승세가 올해 내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한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6월 12일에 열릴 금통위에서도 5월 금통위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표한형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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