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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명문대, 합격 대기자 크게 늘려

입력
2008.05.13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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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프린스턴 등 미국 최고 명문대에 지원하는 세계 각국의 엘리트 고교 졸업생들은 합격의 기쁨을 누리기까지 예년보다 더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명문대가 입학정책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수년간 합격 대기자 명단(Wait list)을 늘렸다가 결원을 보충할 예정이어서 더 많은 지원자들이 최종 합격 통보를 받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10일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합격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150~175명의 지원자에게 조만간 최종합격 통지서를 보낼 예정이다. 하버드대가 이렇게 많은 합격 대기자에게 최종 합격 통보를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프린스턴대와 펜실베이니아대도 각각 90명의 합격 대기자에게 최종 합격 통보를 한다. 예일대와 앰허스트대도 이번주 각각 45, 10명의 합격 대기자에게 최종 합격 통보를 하고 이달말 추가로 소수의 합격 대기자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 명문대는 지난해보다 평균 40% 많은 합격 대기자를 선발했다.

미국의 명문대들이 이처럼 합격 대기자를 크게 늘렸다가 최종 선발한 이유는 올해부터 이들 대학이 중산층 지원자에 대한 학비 지원을 늘리는 등 입학 정책을 변경하면서 지원자들의 입학 성향이 어떻게 바뀔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높은 학비 때문에 '부자들의 학교'라는 비판을 받아온 이들 명문대는 지난해 중산층 가정 출신 지원자의 수업료, 기숙사비 등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산층 학생 지원책을 발표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에릭 캐플란 입학처장은 "신입생 정책이 바뀌면서 올해 지원자 선발 업무가 예년보다 예측하기 어려웠다"면서 "새로운 입학 정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합격 대기자를 늘렸다가 최종 합격시키는 방식은 향후 수년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변화에 따라 이들 명문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최종 입학 허가를 받기까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콜럼비아대에 합격 대기자 명단에 포함됐다가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크리스토퍼 쉬는 "합격 통보를 받기까지의 기간이 너무 힘들어 차라리 애초에 불합격 통보를 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트머스대의 마리아 라스카리스 입학처장은 "합격 대기자 명단에 있던 이들 지원자들이 다른 대학 입학을 포기함에 따라 미국의 나머지 대학들이 합격자를 최종 선발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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