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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株 고속질주 '브레이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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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株 고속질주 '브레이크는 없다'

입력
2008.05.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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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새 없이 반등하던 국내 증시가 7, 8일 단기 조정(이틀 연속 하락)을 받았다. 코스피 지수는 1,860 고지 앞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만큼은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현대차는 8일째 연속 상승의 가속페달을 밟으며 52주 신고가(7일 장 중 8만9,800원)를 지나쳐 유턴(8일 종가 8만9,100원)했고, 기아차와 쌍용차도 장이 하락한 이틀 동안 각각 5% 가까이 올랐다.

올해 들어 정보기술(IT)과 더불어 증시 반등의 쌍두마차로 불리던 자동차주의 연료가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을 견인할 2차 주도주로 여전히 자동차주를 꼽는다. 환율 효과와 양호한 실적, 내수 및 수출 호조에 따른 수익 개선 등 때문이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팀장은 “2~3분기 자동차 기업들에 대한 이익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어 조정 이후 반등이 이뤄지면 여전히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자동차의 내수 및 미국 판매 결과가 근거로 제시된다. 4월의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1.8% 증가(11만대)했다. 신차 출시가 주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 시장이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4월 미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 수는 줄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만큼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늘었다.

이를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보면 각 자동차주의 명암이 보인다. 우선 현대차는 내수 장악력(점유율 51.7%)을 유지하고 있고 i30, 쏘나타 트랜스폼, 제네시스 등의 신차가 버티고 있다. 특히 4월 한 달 4,016대가 팔린 제네시스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체 판매율이 10.9% 늘었다.

수출도 차츰 좋아지고 있다. 고유가 영향으로 소형차인 액센트와 엘란트라의 미국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아울러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누적 기준)는 하반기에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태식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2공장 가동과 함께 현지 소비자들 기호에 맞춰 출시한 아반떼HDC가 신차 효과를 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국내에선 모닝과 모하비가, 해외에선 쎄라토가 효자다. 누적 시장점유율(24.8%)도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고, 실적 개선의 핵심인 모닝의 인기가 시들지 않고 있어 2분기 실적도 기대된다. 기아차는 3월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1만원의 벽’을 뚫은 뒤 계속 순항 중이다.

지난달 미국에선 월간최대 판매(3만66대)를 기록하며 재고 물량도 차츰 줄이고 있다. 특히 7월부터 로체 개조차, 쎄라토 후속 모델, AM(준중형 CUV) 등의 신차도 대기하고 있어 하반기 판매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쌍용차는 기어를 중립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경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쌍용차는 체어맨W의 판매가 늘고 있는데도 기존 모델이 안 팔리면서 총판매 대수가 줄고 있다”며 “이익 개선이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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