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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대만 프로모스와 '50나노 D램' 기술 이전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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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대만 프로모스와 '50나노 D램' 기술 이전 제휴

입력
2008.05.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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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의 뜨거운 이슈인 하이닉스반도체와 대만 프로모스 테크놀로지의 50나노 D램 반도체 양산 기술 제휴가 전격 결정됐다. 50나노 제조 공정은 세계 반도체 업계의 최첨단 기술로,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 양산이 가능하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그 동안 두 회사의 기술 제휴는 명백한 기술 유출이라며 강력 반발한 반면, 하이닉스는 핵심인 설계 기술이 아니라 단순 양산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이닉스는 8일 “대만 프로모스에 미세회로 선폭 기술인 50나노 제조 공정을 적용한 D램 반도체 양산 기술을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2005년 프로모스와 체결한 100나노 및 80나노 D램 양산 기술 이전 및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연장, 50나노급으로 확대한 것이다. 앞서 하이닉스는 지난해 한 단계 낮은 60나노급 양산 기술 이전을 추진했으나,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의 반대로 지연되면서 해당 기술이 사양세에 접어들자 이전 방침을 백지화했다.

하이닉스는 50나노 양산 기술을 국내 양산 이후인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프로모스에 제공하고, 프로모스는 이를 바탕으로 50나노 D램을 생산해 하이닉스에 공급하기로 했다. 따라서 프로모스가 50나노 D램을 양산하는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50나노 D램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하이닉스는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하이닉스가 기술 유출 논란을 무릅쓰고 대만 업체에 50나노 D램 양산 기술을 이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업체인 삼성전자에 맞서 공급 물량을 빠르게 세계 시장에 내놓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D램 메모리의 경쟁력은 빠른 양산과 물량 확보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제휴로 하이닉스는 직접 설비를 갖추지 않고도 월 6만~7만장의 300㎜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프로모스와의 제휴는 공장 1개를 건설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며 “3조원 상당의 투자 절감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3년간 5억달러 이상의 기술 이전료 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하이닉스는 프로모스 지분 8~10%를 사모펀드 등과 연합해 제3자 인수방식으로 매입키로 하고, 프로모스 측에 투자 의향을 제시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규모 있는 생산설비를 갖춘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 등 세계 주요 D램 반도체 업체들은 대만 업체들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있다”며 “한 번 제휴를 맺으면 설비 문제 등으로 제휴 업체를 쉽게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전략적 제휴를 더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업계는 하이닉스와 프로모스의 제휴가 적자에 시달리는 대만 반도체 업체들에 ‘단비’가 되겠지만, 한국에는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만 정부가 현재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산업 지원책을 펴고 있어 이번 기술 이전이 양국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06년에도 프로모스가 하이닉스 기술을 이전받아 80나노 D램을 마구 쏟아내 세계 반도체 시장을 교란시켰다”며 “개별 기업의 물량확보 등 일부 효과는 있겠지만, 국가 차원의 산업 경쟁력 하락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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