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고전을 집대성한 '한길 그레이트 북스'가 100권을 돌파했다.
1996년 과정철학의 창조자인 영국 철학자 화이트 헤드의 <관념의 모험> 으로 출발해 이달초 나온 미국의 미술비평가 아서 단토의 <일상적인 것의 변용> 으로 꼭 100권을 채웠다. 준비기간까지 포함하면 15년이 걸렸다. 일상적인> 관념의>
여타 고전 모음집이 19세기 이전의 유럽고전 일색인 것과 비교하면 '오늘날 우리에게 고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선보인 점이 이 시리즈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1권부터 19권(에드문트 후설 <시간의식> )의 목차에서 알 수 있듯 20세기의 명저들을 과감히 배치했다. 철학ㆍ사상이 대종을 이루었던 관행에서 벗어나 역사ㆍ미학ㆍ종교ㆍ사상 등 장르 구별없이 펴낸 점도 눈에 띈다. 시간의식>
미시사를 개척한 프랑스 아날학파의 창시자 마르크 블로흐의 <봉건사회> , 자본주의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에릭 홉스봄의 자본주의 3시리즈(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 같은 저작은 당대성을 확보한 현대의 고전. 서양편중의 고전개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제국의> 자본의> 혁명의> 봉건사회>
인도의 경전인 <우파니샤드> <바가바드 기타> 를 번역했으며, 한국학의 고전인 남명 조식의 <남명집> , 다산 정약용의 <경세유표> , 조선중기 문신인 최부의 중국여행기인 <표해록> 까지 냈다. 물론 서양고전중의 정수로 꼽힐 헤겔의 <정신현상학> <법철학> 도 포함돼있다. 법철학> 정신현상학> 표해록> 경세유표> 남명집> 바가바드> 우파니샤드>
무거운 인문학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는 14쇄를 찍었고, 모두 50만권이 넘게 팔리는 등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뒀다. 민족 사학자 박은식의 <왕양명> 독일 문예비평가 발터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 , 청대 고증학의 기념비적 저서로 꼽히는 최술의 <수사고신록> <수사고신여록> 등도 곧 나올 예정이다. 수사고신여록> 수사고신록> 독일> 왕양명> 슬픈>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길 그레이트 북스 100권 출판기념회에는 한정숙 서울대 교수, 김혜경 한밭대 교수 등 이 시리즈의 번역자 20여명을 비롯,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김치수 전 이화여대교수,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박석무 한국고전번역원장, 윤지관 한국문학번역원장 등 150여명의 학술ㆍ출판계 인사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임형택 성균관대 한문교육학과 교수는 "지루함과 고통을 견디며 당대의 고전들을 번역해낸 역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이 시리즈가 200, 300권까지 이어져 한국인의 정신적 식량이 되고 민족의 지적인 저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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