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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사업 다각화… STX, 조선업 올인 '덩치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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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사업 다각화… STX, 조선업 올인 '덩치 키우기'

입력
2008.05.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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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조선업계 부동의 1위인 현대중공업과 후발업체로 급성장 중인 STX가 정반대의 성장 전략을 택해 눈길을 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조선업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는 반면, STX는 인수ㆍ합병(M&A)과 해외생산기지 건설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비조선부문 사업 강화에 나서며 조선그룹 이미지를 벗고 있다.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15조5,530억원) 중 비조선부문(7조8,498억원)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선박엔진과 해양플랜트, 전자전기 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다.

최근엔 KCC와 합작으로 연간 3,000톤의 폴리실리콘 생산 계획을 발표하며 태양광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부터 태양전지를 본격 생산하며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부터 태양모듈까지 전 과정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STX는 조선분야에 ‘올인’하며 몸집 불리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크루즈선 제조업체 아커야즈 인수를 마무리, 조선부문 예상 매출액만 9조원(STX조선 3조원+아커야즈 6조원)에 이르는 세계 4대 조선업체로 거듭났다. STX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2012년 매출 250억달러(약 25조원)의 세계 최대 조선업체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크루즈선의 성장성을 놓고도 두 회사의 시각차가 크다. STX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선인 크루즈선 제작을 통해 향후 조선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은 “우리 기술로 만드는 대형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은 수익성이 좋지만 크루즈선의 경우 대부분의 기술을 수입해오기 때문에 매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해외생산기지 건설 전략도 판이하다. 현대중공업이 전남 영암과 전북 군산 등 국내에 조선소 건립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반면, STX는 중국 다롄에 대규모 공장을 지으며 해외 생산거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성장속도가 빨라 해외생산기지 구축이 시급했다”는 STX의 주장에 대해,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가 중요시되는 조선업의 특성상 기술 인력 수급이 쉬운 국내의 사업여건이 훨씬 좋을 뿐더러, 국내에 투자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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