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취임 70일 만에 28.5%로 곤두박질한 지지도가 단적인 증거다. 1주일 전 조사에 비해서도 10% 포인트나 빠졌다고 한다. 국민들이 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급격하게 거둬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취임 초 대통령의 지지도가 20% 대로 급전직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80% 대로 높았던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비교가 안 된다. 첫 해부터 탄핵 논란에 휩싸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같은 시기 지지도가 최소한 50%는 넘었다. 최다 표차 당선 기록을 세운 이 대통령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신임을 잃은 이유를 대기는 어렵지 않다. 당장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재개 파동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의 어설픈 정책 남발로부터 시작해 ‘강부자’로 상징되는 조각ㆍ청와대 인선파동, 대운하 논란, 대책 없는 전임 정부 정책 뒤집기 등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기대는 실망과 분노로 변했다. 무차별적인 전 정부 기관장 밀어내기, 배려와 균형을 상실한 인사, 해결되지 않는 여당의 계파 갈등은 통합을 바라는 국민여망과 거리가 멀다.
이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걸쳐 창조적 실용주의를 강조했지만 국민의 감동을 사지 못했다. 국정 목표는 그럴 듯 했으나 그 목표에 도달할 수단과 방법은 준비하지 못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갈팡질팡 정책을 뒤집은 예도 많다. 보수 아마추어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당선자 시절 머슴처럼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지만, 막상 취임 후에는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국민에게 지는 것이 좋은 것이다”라고 충고한 것은 정곡을 찔렀다.
우리 국민이 너무 조급한 것은 사실이다. 국정을 넘겨 받은 지 3개월도 안된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도처에서 분출하는 실망과 분노를 조급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국민의 마음을 바로 읽어야만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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