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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경리 선생 영결식…"하늘의 토지에서 더 높은 산 지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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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경리 선생 영결식…"하늘의 토지에서 더 높은 산 지으소서"

입력
2008.05.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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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붓은 시대를 경작하는 쟁기요 삽이요 호미였고/ 사람이 사는 길을 가리키는/ 지도였고 나침반이었습니다'(조시 <하늘의 토지에 더 높은 산 지으소서> 에서)

5일 타계한 박경리씨의 장례가 8일 오전8시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을 시작으로 이틀간의 운구에 들어갔다. 도종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엔 딸 김영주씨, 사위 김지하씨, 외손자 원보 세희씨 등 유족과 최일남 김병익 김치수 조정래 윤흥길씨 등의 문인,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정몽준 의원,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손자 세희씨가 든 위패와 최유찬 연세대 교수가 든 영정사진에 이어 고인의 관이 영결식장에 들어오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애도를 표했다. 이어 정현기 세종대 교수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고, 고인의 생전 모습과 육성이 담긴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 박완서 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선생님이 위독하시단 소식을 듣고 달려갔을 땐 의식은 없으셨지만 손은 참 부드럽고 따뜻했다"며 "필생의 업적인 <토지> 라는 큰 강에서 목도 축이고 양분도 취하며 자랄테니 천상에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추모사에서 "육신은 곁을 떠났어도 작품과 삶을 통해 보여준 생명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우리 안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배 시인의 조시 낭송에 이어 김영주씨가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했다. 김씨는 "어머니는 아름답게 사셨기 때문에 죽음도 아름답게 맞으셨다"며 "정성으로 보살펴주시고 애통함을 함께 나눠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유족과 내빈의 헌화를 마지막으로 유해는 영구차에 실려 고인의 '제2의 고향' 강원 원주로 이동했다. 문인 및 지인들을 태운 버스 3대가 영구차를 따랐다. 오전11시부터 고인이 <토지> 를 탈고했던 단구동 옛집터에 조성된 토지문학공원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에 걸쳐 추모식이 치러졌다.

묵념과 약력 소개에 이어 한봉기 강원도 행정부지사가 고인 영전에 공로기장을 봉정했다. 강원도에선 고인 타계 이튿날인 6일 공적심사위원회를 열어 도에서 수여하는 최고상인 공로기장 추서를 결정했다. 김기열 원주시장은 추모사에서 "선생님은 텃밭에서 손수 기른 푸성귀와 과일을 지인들에게 보내주실 만큼 자상하고 자애로운 분"이라며 "비록 몸은 떠나시지만 혼은 원주에 영원히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생전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소설가 오정희씨와 정현기 교수는 고인에 대한 회고담을 전했다.

추모식이 끝난 뒤 유해는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으로 옮겨져 노제를 치렀다. 이후 유족들은 영정을 들고 고인이 직접 가꾸던 텃밭, 자택 등을 돌아본 뒤 통영으로 향했다. 고창영 토지문학공원 소장은 9일 안장식 때 장지에 뿌리기 위해 공원과 토지문화관 텃밭에서 채취한 흙을 가지고 운구 행렬에 합류했다. 운구는 고인의 모교인 진주여고를 들러 오후8시쯤 통영 시내 장례식장인 숭례관에 안치됐다.

9일 오전10시엔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추도식이 열린다. 이어 유해를 모신 꽃상여는 문인과 통영시민 등이 쓴 만장 200여개를 달고 고인의 작품 <김약국의 딸들> 무대인 충렬사까지 1㎞ 가량 이동해 노제를 치른다. 노제를 마친 유해는 장지인 산양읍 미륵산 기슭 양지농원에 도착, 안장식을 치른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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