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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올림픽을 향한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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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올림픽을 향한 아름다운 도전

입력
2008.05.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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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유도 73㎏급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승자 결승. 우상을 꺾은 왕기춘은 석연치 않은 판정 탓인지 표정이 밝지 못했고, 올림픽 2연패의 꿈이 날아간 이원희는 못내 아쉬운 듯 두 손을 매트에 짚고 잠시 일어나지 못했다. 이원희의 훈련 파트너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던 왕기춘은 마침내 자신의 우상을 꺾고 올림픽에 나가는 꿈을 이뤘다. 특히 왕기춘은 애매한 판정에 대해 “내가 주심이었다면 효과 정도는 줬을 것이다.

판정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신세대답게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변의 칭찬을 받았다. 부상 속에서 4년간 준비해온 2연패의 꿈이 날아간 이원희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승복, 대스타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날 유도장의 풍경은 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도전, 아름다운 승복 그 자체였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올림픽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꿈의 무대다. 2008 베이징올림픽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요즘 올림픽을 향한 각 종목 선수들의 마지막 발걸음이 분주하다. 4년간 갈고 닦은 기량과 땀의 결실이 한 순간에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당시 18세 앳된 소녀였던 여갑순은 여자부 10m 공기소총에서 한국 사격 사상 첫 금메달을 쏘며 한국 사격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 그 후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여갑순은 30대 중반의 주부가 된 지금도 ‘총은 남이 대신 쏴주지 않는다’는 신념 아래 올림픽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여갑순은 8일 끝난 국가대표 사격 선발전 4차전을 공동 선두로 통과, 8명이 겨루는 최종 5,6차전에 진출했다. 8명 중 2명에게만 베이징행 티켓이 주어지는 쉽지 않은 관문을 남겨 놓고 있지만 여갑순이 태극마크를 단다면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다시 밟게 된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깜짝 금메달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먼저 결선 진출에 성공하면 메달을 노려 보겠다는 소박한 목표다.

올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여자 핸드볼의 오성옥은 이번이 5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막내로 여자핸드볼의 2연패를 이끌었던 오성옥은 다가오는 베이징올림픽에서 2004 아네테올림픽 은메달의 한을 풀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멋진 금메달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로 땀을 흘리고 있다.

여자대표팀의 맏언니이자 주부 선수인 오성옥은 3차례 은퇴를 선언했지만 조국이 부를 때마다 기꺼이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베이징에서 다시 한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을 국민들에게 선물할 지 기대를 모은다.

4년 만에 괄목상대한 수영의 박태환은 아름다운 도전의 백미다. 중학교 3학년때인 2004년 한국 선수단 중 최연소로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한 박태환은 너무 긴장한 탓인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출발 실수를 하면서 실격, 제대로 물살을 갈라보지도 못하고 귀국 비행기에 오르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지금 자유형 400m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한국 수영사를 새로 쓸 기대에 부풀어 있다. 물론 왕기춘 여갑순 오성옥 박태환 외에도 수많은 태극전사들이 태릉선수촌에서 또는 개별 훈련을 하며 아름다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월 뜨거운 여름을 더욱 달아오르게 할 태극전사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박수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여동은 스포츠팀장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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