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울까지 확산되면서 희귀 조류를 사육하고 있는 동물원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동물원은 AI에 취약한 닭 오리 등을 살처분하는 한편, 공연을 취소하고 휴관 조치까지 취하고 있다.
8일 서울시, 경기도 등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16종을 포함, 160종 2,000여마리의 조류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대공원은 수도권에 AI 발병이 확인된 지난달 중순부터 조류사에 대한 일반인 관람을 차단했다.
또 80여마리의 홍학이 군무를 펼치는 홍학쇼도 10년만에 중단했다. 마리 당 2,000만원을 호가하는 천연기념물 황새 등 희귀종들은 격리 보호했다.
90여종 1,460여마리의 조류를 키우고 있는 에버랜드도 초비상이다. 평택에 AI가 발병한 지난달 중순부터 조류사를 폐쇄했고 서울에 AI 발병이 확인된 6일부터는 인기 공연인 ‘판타스틱 윙스’ 등 조류 공연도 일절 중단했다. 판타스틱 윙스는 수백마리 새가 한꺼번에 야외 무대로 쏟아져 내려오는 쇼다.
이와 함께 일반인과 차량의 조류사 통행을 금지하고 방역 최고단계를 발령해 동물원 전체에 대한 방역활동에 나서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광진구청과 인접한 어린이대공원은 이미 10여종 63마리의 조류를 살처분한 데 이어 고니, 두루미, 수리부엉이 등 천연기념물은 격리 수용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4,5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조류 공연 및 관람이 불가능하게 돼 안타깝다”면서 “현재 동물원 전체 입장객 수에 별다른 변화는 없지만 AI발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김응서 인턴기자(서울대 대학원 외교학과)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