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했다 사라지는 벤처가 아니라 100년 가는 알찬 회사로 만들겠습니다.” 일반 대기업 오너가 아닌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벤처기업’인 엔씨소프트 김택진(41) 사장의 다짐이기에 ‘100년 기업’이 갖는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회사를 키운 뒤 경영권을 넘기고 떠나는 많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와는 달리, 엔씨소프트와 생사를 같이 하겠다는 각오이자 약속이었다.
김 사장은 한국일보ㆍ석세스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처럼 ‘책임 경영’을 강조하면서 “작지만 강한, 사랑 받는 엔씨소프트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 붇겠다”고 말했다. 그는 “(엔씨소프트가) 할 수 없는 무모한 분야에 도전하기보다는 세계 최고의 핵심 역량과 기술, 디자인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곳에 몰두하겠다”며 최근 인수합병(M&A) 시도 등 항간에 나도는 소문을 일축하고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리니지’ 이후 엔씨소프트 제 2의 도약의 발판이 될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아이온’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온은 리니지에 이은 블록버스터급 대작으로 엔씨소프트의 모든 역량을 집대성한 21세기형 게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인터넷 외에도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TV(IPTV) 등 게임의 플랫폼이 점차 진화하고 있어 게임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현재 청소년기에 있는 게이머들이 향후 10년, 20년 뒤 중년이 되서도 즐길 수 있도록 중년 또는 실버용 게임을 개발하는 등 게임 세그먼테이션(세분화)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국내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게임은 창의력과 상상력, 도전 정신을 심어주는 대표적인 현대사회의 문화코드인데 국내에선 ‘바다이야기’ 사태 등으로 사행성 높은 도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도박은 제거하고, 게임은 육성하는 분리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백 억원을 들여 제작한 우리나라 게임들이 해외에서 짝퉁 게임으로 고전하고 있다며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정부가 나서 줄 것도 당부했다.
온라인게임 선두 주자인 엔씨소프트는 전체 매출액의 20~30%를 연구ㆍ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상 15층, 지하 7층 규모의 R&D센터를 마련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국내 온라인 게임의 프론티어(개척자)로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이 길을 꾸준히 걸어가겠다’면서 자신의 꿈도 공개했다. “제 마음속에는 만들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만들어진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게임세계 자체가 살아서 진화하고 (게이머가) 그 속에서 생활하면서 그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궁극의 가상세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한국일보 자회사인 케이블 방송 석세스TV의 ‘송영웅 기자가 만난 위대한 CEO’(금요일 오후 4시, 토요일 오전 6시30분, 월요일 오전 10시ㆍ오후 8시30분) 코너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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