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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획/ 새만금 물막이 공사 그후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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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획/ 새만금 물막이 공사 그후 2년

입력
2008.05.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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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죽에 차를 대고 도요·물떼새 조사단을 따라 한 시간을 걸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모래땅, 한낮 땡볕에 이글거리는 열기는 아지랑이로 피어 오르고, 군데군데 돋아난 작은 풀들 사이로 모래바람이 쉼 없이 불고 있다. 군산시 회현면과 옥구읍에 걸쳐있는 광활한 갯벌은 거대한 사막으로 변해 있었다.

세계 최장 33km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 지 2년(2006년 4월 21일). 23,300헥타르(여의도의 84배)의 토지와 11,800헥타르의 담수호가 만들어질 전라북도는 지역발전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솔직히 기대가 크죠" 김제시 심포항에서 횟집 일을 하고 있는 이모(28)씨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 외지에서 사람들도 많이 몰리고, 주민들의 살림살이도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반면 지역 어민들에겐 장밋빛 전망이 달갑지 만은 않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베러부렀제" 한 평생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강대우(65,부안 변산면)씨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대한 푸념에 담배를 빼 물었다.

마을 앞 바다를 놔두고 백합조개를 찾아 6km떨어진 방조제 부근까지 왔지만 하루 잡은 양이 한 소쿠리에 못 미친다. 심포항의 한 어민은 "어획량이 반으로 줄어들면서 술 마시는 날이 많아졌고 사소한 일에도 주민들간의 다툼이 잦아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갯벌에 서식하던 물고기와 조개 등 수많은 생명들도 가뭇 사라졌다. 대신 모래 먼지를 막기위해 심어놓은 염생 식물과 뭍에서 날아온 일부 풀들이 새로 자리를 잡고 있다.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2006년 19만7000여 마리에 달하던 이 지역 새들이 작년에는 8만7000여 마리로 감소했고, 올해도 눈에 띄게 줄었다. 사라진 갯벌만큼 먹이가 줄어들고 환경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친환경 방조제, 친환경 복합 산업, 환경 생태 관광 등 한국농촌공사가 펴낸 안내홍보물에는 '환경'을 강조하는 문구가 유난히 많다. 새만금 사업을 대형 환경 프로젝트로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식량 자원 확보를 위해 새로 조성된 땅의 70%를 농지로 이용한다던 애초 계획은 이제 30%로 줄고, 나머지는 도시 산업 관광용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여기에 두바이 방식으로 개발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약이 더해져 지역주민의 경제발전과 개발욕구는 한껏 부풀어 있다.

새만금 생명평화 전북연대 주용기(41) 집행위원장은 개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시점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와이즈 유즈(현명한 이용)'라는 개념이 폭 넓게 확산되길 기대했다. 와이즈 유즈는 람사총회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환경문제에 있어 사후 처리보다 사전예방에 중점을 둔 개념이다.

뭇 생명들이 꿈틀대던 새만금 갯벌, 경제적 이득을 앞세운 인간의 탐욕으로만 채워질 지 새로운 생명을 불러들여 함께 풍요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지는 현재를 사는 우리의 과제로 남았다.

글·사진·=최흥수 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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