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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도입 10주년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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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도입 10주년 '절반의 성공'

입력
2008.05.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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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경제 부흥을 주도하며 달러화에 맞서는 세계 중심 통화로 우뚝 선 통화. 그러나 정작 회원국 정부로부터는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는 통화.

8일로 도입 10년을 맞은 유로화에 대한 평가는 절반의 성공으로 요약된다. 유로화는 유럽연합(EU)27개국 중 15개 회원국 3억 2,000만명이 사용하는 단일 통화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회원국 사이에 단일통화 도입에 따른 이자율 결정 등 갈등의 소지가 여전해 유로화가 EU 전체 단일 통화로서의 구심력을 갖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EU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제시한 유로화 10년의 외형은 화려하다.

유로화 도입 직후인 1999년 9%이던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지난해 7%로 떨어졌다. 단일 통화시장이 형성되면서 회원국간 경제 교류 확대 등으로 1,6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데 따른 것이다. 1990년대에 1.2%에 이르던 인플레율도 2000년대에 0.3%로 뚝 떨어졌다..

FT는 이 성과가 2000년대초 달러화 대비 유로화가 1.0달러에서 0.8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유로화가 출범 초기에 세계 통화 시장에서 고전하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유로화는 1992년 유럽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이 참여한 마스트리히트 조약으로 토대를 마련했으나 회원국간 이견으로 1998년에야 유로화 도입이 결의됐다.

그러나 정작 회원국들은 불만이다. 이들은 경제 성장률이나 인플레율이 상이한 데도 유럽중앙은행(ECB)이 결정하는 단일 이자율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금융ㆍ재정 정책 집행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자국의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조절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유로화 회원국의 상당수 지도자들은 경제 정책이 실패하면 유로화 탓으로 돌리는 게 유행이다. 이 부작용 때문에 유로화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공식 통화이면서도 영국을 비롯한 12개국이 아직 가입을 유보하고 있다.

FT는 “내년 1월이면 슬로바키아가 16번째 회원국으로 편입되는 등 유로화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유로화 성장을 위해 회원국들의 갈등을 중재하는 시스템을 확립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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