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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민주 인디애나·N캐롤라이나 경선 '나눠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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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민주 인디애나·N캐롤라이나 경선 '나눠먹기'

입력
2008.05.0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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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선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6일 실시된 인디애나ㆍ노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에서 1승1패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내용면에선 오바마 의원에게 훨씬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 선거였다. 힐러리 의원의 성과는 노스 캐롤라이나에서의 대패에도 불구하고 인디애나 경선에서 접전 끝에 2%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승리함으로써 남은 6개 지역 경선을 계속할 수 있는 명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정도다.

힐러리 의원으로서는 인디애나에서 경선 전 여론조사 결과의 흐름과는 달리 근소하나마 역전승을 거둔 것이 결코 의미가 작다고 할 수는 없다. 힐러리 의원은 선거 후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인디애나에서 접전이 예상됐지만 오늘 밤 우리는 그 균형을 깨는 역전승을 거뒀다”며 “여러분 도움으로 백악관으로 전속력으로 달려 가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오바마 의원은 흑인 유권자들의 비중이 높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일찌감치 대세를 확정지은 데 이어 인디애나에서도 막판까지 맹추격전을 펼쳐 대세론에 걸맞은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따라서 경선 결과는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의 최종 관문이 될 슈퍼대의원 지지확보에서도 힐러리 의원보다는 오바마 의원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역으로 힐러리 의원은 백인, 노년층, 여성, 생산직 근로자들에게만 의존할 뿐 지지 유권자들의 저변을 넓히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나 슈퍼대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힐러리 의원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11월 대선 본선 경쟁력이 의심을 받게 된 것이다.

오바마 의원이 ‘갓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발언을 한 제레미아 라이트 전 담임목사의‘2차 파문’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선에서 기대에 크게 동떨어지지 않은 결과를 얻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오바마 의원에게 라이트 목사 발언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힐러리 의원이 경선을 앞두고 야심차게 내놓은 유류세 인하 정책이 그다지 유권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한 것도 이를 비판해온 오바마 의원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경선을 통해 확보한 선언대의원 수에 있어서도 오바마 의원은 실속을 챙겼다. 115명의 대의원이 할당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압승을 거뒀고 상대적으로 적은 72명의 대의원이 걸린 인디애나에서는 사실상 거의 무승부에 가까운 선언대의원 배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바마 상원의원이 최종적인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힐러리 의원이 사퇴 불가와 경선 계속을 고집하고 있는 데다 6월 중순까지 남은 6개 지역 경선을 모두 치러도 오바마 의원이 확보한 대의원 수가 매직 넘버인 2,025명에 이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힐러리 의원은 경선 계속으로 시간을 벌면서 오바마 의원의 결정적 실수나 하자가 드러나기를 기다릴 수 있다. 힐러리 의원 진영은 무효가 된 플로리다, 미시건주 경선의 결과가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제기하면서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매직넘버는 2,209명이라는 얘기도 꺼내기 시작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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