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일으키는 HPV '백신만이 천적'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는 주로 생식기 주변의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콘돔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세계 최초로 HPV를 발견한 하랄트 주르 하우젠(71)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명예교수는 2일 한국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하우젠 교수는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2~4일) 강연차 방한했다.
주르 하우젠 교수는 "현재 시판되는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로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HPV의 두 가지 타입, 16형과 18형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고 "나머지 30%의 자궁경부암은 정기 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HPV는 주로 생식기 주변의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콘돔 사용 만으로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없다"며 "남ㆍ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 HPV는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지만, 남성도 HPV로 인해 생식기 사마귀와 항문암 등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궁경부암 백신 가격이 싸지 않아 개발도상국에서는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기 때문에 싼 값에 더 많은 백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2세대, 3세대 백신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르 하우젠 교수는 1970년대 후반 자궁경부암이 소위 직업여성에게 흔한 이유에 천착한 끝에 여성의 생식기 안에 기생하는 HPV를 발견했다. 후속 연구를 통해 HPV에 감염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20~100배나 높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1994년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HPV가 암을 일으킨다고 공표했다. 자궁경부암은 90~95%가 HPV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위생 상태와 관련이 있으며 이런 이유로 '후진국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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