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냄새는 땀과 관련이 깊다. 대부분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 성분이 세균에 의해 변화되면서 몸 냄새가 난다. 피부 기름을 분비하는 피지선의 분비물에서도 냄새가 나고,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이어도 불쾌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약을 먹거나 위궤양, 축농증, 당뇨병 등에 의해서도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약 먹어도 냄새 달라져
몸 냄새는 산에 의한 시큼한 냄새와 암모니아 자체 냄새 비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먹는 약에 따라서도 다르다. 또한 통풍, 당뇨병, 괴혈병 등 질환이 있으면 땀에서 특징적인 냄새가 난다는 보고도 있다.
몸 냄새에 영향을 미치는 음식에는 마늘, 양파, 아스파라거스 등이 있다. 음식은 땀 분비나 세균 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원인이 되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그러나 몸 냄새를 호소하는 경우 실제로 냄새가 나지 않고 정신분열병(도파민항진증)의 시작인 망상일 때가 많다. 오히려 진짜 몸 냄새가 있는 환자는 자신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 생선 냄새 증후군
‘생선냄새증후군’이라는 질환이 있다. 땀과 소변, 침, 다른 분비액에서 생선 비린내가 나는 유전성 질환이다. 심하면 쓰레기 냄새와 비슷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한다. 1만명 가운데 1명 정도가 발병한다는 이 증후군은 일종의 대사성 질환이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광훈 교수는 “원인은 선천적으로 특정한 영양분의 대사가 잘 되지 않아 트리메틸아민이라는 물질이 땀, 오줌, 침, 피, 입김과 코 등 전신에 축적되기 때문”이라며 “장내 미생물이 과잉 성장하거나 만성 간질환 등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런 환자는 바다 생선, 달걀, 간, 콩 등 콜린을 많이 함유한 음식을 섭취하면 안 된다.
■ 입 냄새 - 축농증, 당뇨병, 폐질환이 원인?
입 냄새의 원인은 입 안의 문제가 90%, 다른 신체 내부 장기의 문제가 10%를 차지한다. 입 냄새는 스스로 깨닫기가 쉽지 않지만 컵을 입에 바짝 대고 숨을 내쉰 뒤 냄새를 맡거나, 혀로 침을 손등에 살짝 묻힌 후 냄새 맡기, 두 손으로 입을 감싸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냄새 맡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입 냄새가 구강 내 원인이 아닌 경우 대표적인 질환이 ‘부비동염’(축농증)이다. 코로 숨을 쉬면 공기가 기도를 통해 가는데, 입과 통하는 식도는 기도와 이웃해 콧속 염증에 따른 냄새가 입을 통해서도 나온다. 질병으로 인해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부으면서 점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이 경우 생리 식염수로 콧속을 씻어내면 콧속에 있는 분비물과 코딱지 등이 제거돼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생리 식염수의 염분 농도가 너무 높으면 콧속 점막의 섬모운동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급성 축농증은 약물 치료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만성 축농증이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 위궤양이나 간질환(간농양)이 있는 소화기질환자와 기관지염, 결핵 같은 호흡기질환자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충치나 풍치를 비롯한 잇몸병, 구강점막질환도 해당 신체조직의 괴사와 세균작용으로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입 안이 건조해도 세균이 증식해 구취가 난다. 나이가 들수록 입가에 침이 하얗게 보이는데 이는 입 안이 건조하기 때문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입 안을 헹구면 냄새를 예방할 수 있다. 섬유질이 많은 과일이나 야채도 도움이 된다.
하나이비인후과 정도광 원장은 “입 안에 문제가 없는데도 냄새가 난다면 내과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말을 할 때 아세톤 냄새나 연한 과일향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단내’라고 부르는 냄새다.
또 말할 때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면 콩팥 기능을 의심해야 한다. 배설이 잘 안 돼 혈액과 침 요소 농도가 증가, 그 일부가 암모니아로 변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폐 질환일 때는 숨쉴 때 비린내가 나기도 한다.
흡연자들은 담배 속 니코틴 성분이 입 냄새의 원인이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이나 미네랄 결핍증이 있으면 구내염이나 설염이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하다면 궤양이나 균열이 생기고 세포가 탈락하는 수가 있다. 이로 인해 세균성 부패가 일어나 악취가 발생한다. 이밖에 식도암이나 구강암도 입 냄새를 일으킨다.
■ 방귀 - 과민성 장증후군일 수도
방귀를 자주 뀌고 냄새가 독하면 많은 사람이 스스로 소화불량이거나 소화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는 그러나 “결론적으로 방귀와 소화기 질환의 연관성은 밝혀진 바 없다”고 말한다. 복부 팽만과 잦은 트림이나 방귀는 어떤 특정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장의 기능성 질환 중 하나인 과민성 장증후군과 연관이 있다.
방귀의 주 성분은 수소와 이산화탄소, 메탄이며 이 가운데 수소와 이산화탄소는 소장에?흡수되지 않은 탄수화물이 대장 내의 혐기성 대장균에 의해 발효될 때 생긴다. 그러므로 방귀의 양과 냄새를 줄이려면 우선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은 콩류와 전분이 많은 음식군(감자, 고구마, 밀가루 음식), 당이 많은 과일류다.
향신 채소류인 파와 마늘, 양파를 비롯해 달걀과 유제품(우유, 치즈), 가스를 많이 함유한 탄산음료, 맥주는 냄새를 독하게 한다. 생활습관으로는 흡연과 껌 씹기, 빨대로 음료수 섭취하기 등을 피해 공기를 지속적으로 들이마시지 않도록 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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